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30·로스앤젤레스 다저스)가 비로소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손에 넣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오타니가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에서 다저스로 이적한 이유 중 하나가 ‘우승’에 대한 갈망이었다. 2018년 메이저리그에 입단한 후 한 번도 가을야구에 진출하지 못했던 오타니에게는 다저스에서 첫 시즌에 이뤄낸 우승이 더욱 특별하게 다가왔다.
하지만 월드시리즈에서 오타니의 활약은 기대에 못 미쳤다. 다섯 경기 모두 1번 타자로 출전했으나 타율은 0.105(19타수 2안타)로 부진했고, 타점도 올리지 못했다. 시리즈 2차전에서는 도루를 시도하다 어깨를 다쳐 정규시즌에서 보여줬던 공격력을 잃었다. 그럼에도 그는 아픈 기색을 드러내지 않고 자리를 지켰고, 결국 5차전이 끝난 후 동료들과 함께 우승의 기쁨을 나눴다.
비록 월드시리즈에서는 아쉬운 성적을 남겼지만, 오타니의 정규시즌 기록은 그야말로 전설적이었다. 아시아 선수로서는 한 시즌 최다 타점(130)을 기록했고, 통산 최다 홈런(225개) 기록을 경신했다. 또한, 메이저리그 최초로 50홈런-50도루 클럽에 가입하면서 그의 이름을 야구 역사에 영원히 남기게 했다.
지난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우승에 이어 올해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거머쥔 오타니는 시즌 초반에는 개인적인 아픔을 겪기도 했다.
그는 올해 초 일본인 방송인 다나카 마미코와 결혼하며 가정을 꾸렸지만, 서울 시리즈 도중 전속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가 불법 도박 스캔들에 휘말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조사 결과 오타니는 도박에 관여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으나, 오랜 시간 신뢰했던 이의 배신에 큰 충격을 받았다. 그러나 그는 이를 극복하고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에서 최선을 다하며 모든 아쉬움을 이겨냈다.
로스앤젤레스 다저스는 2020년 이후 4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다저스는 31일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시리즈 5차전에서 7-6으로 역전승해 시리즈를 4승 1패로 마무리하며 통산 8번째 우승을 이뤘다.
다저스는 시리즈 초반부터 강력한 모습을 보이며 기세를 잡았다. 1차전에서는 연장 10회 프레디 프리먼의 끝내기 만루 홈런으로 역전승을 거두며 첫 승을 따냈고, 이후 2차전과 3차전도 승리해 3연승으로 우승에 바짝 다가섰다. 비록 4차전에서는 양키스에 4-11로 패했지만, 5차전에서 다시 역전승을 거두며 우승을 확정했다.
5차전에서는 다저스의 내야수 프레디 프리먼이 맹활약했다. 프리먼은 5경기 연속 홈런으로 월드시리즈 최다 연속 경기 홈런 기록을 세웠으며, 5차전에서도 5회 2타점 적시타를 날렸다. 그는 월드시리즈에서 타율 0.300, 4홈런, 12타점을 기록해 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양키스는 5차전에서 홈런 3방을 앞세워 0-5로 앞서갔으나, 결정적인 순간 실책을 범하며 다저스에 승리를 내줬다. 5회에는 에런 저지의 중견수 실책과 게릿 콜의 수비 실수가 겹쳐 다저스에 5점을 헌납하며 동점을 허용했다. 이후 다저스는 8회 초 개빈 럭스의 희생플라이와 오타니의 포수 타격방해로 7-6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9회 말에는 워커 뷸러가 마운드에 올라 양키스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아내고 우승을 확정 지었다. 양키스는 2009년 이후 15년 만에 월드시리즈에 진출했으나, 다저스의 강력한 불펜과 결정적 실책으로 인해 28번째 우승의 꿈을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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