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오래오래, 열심히 해라.”
KIA 타이거즈 대투수 양현종(36)은 23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 선발 등판, 5⅓이닝 8피안타 5탈삼진 2볼넷 2실점(1자책)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이 승리는 역대 한국시리즈 토종투수 최고령 선발승(36세7개월22일)으로 기록됐다.
정작 양현종은 2차전 직후 공식인터뷰서 이를 상당히 놀라워했다. 취재진에 되물을 정도였다. 그러면서 웃더니 “난 아직 27살 같은데. 최고령이란 말은 (최)형우 형에게만 붙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최고령이란 말은 내게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라고 했다.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 몸은 변해도 마음은 그대로다. 양현종도 마음만큼은 27세다. 농담 삼아 최형우를 얘기했지만, 한국시리즈 우승 직후 다시 한번 야구를 오랫동안 하고 싶다는 열정을 불태웠다. 철저한 자기관리로 유명한 선수이니, 가능해 보인다. 송진우의 210승과 3003이닝에 도전할 수 있는 유일한 투수다.
사실 양현종의 발언에 대한 최형우의 반응이 궁금했다. 최형우는 25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한국시리즈 3차전을 앞두고 양현종의 발언을 전해 듣고 웃음을 터트렸다. 정확히 말하면 약간 어이없다(?)는 반응.
최형우는 웃더니 “그 말은 뭐예요. 자기 어려 보이려고…지금 (양현종)나이도 서른 거의 후반인데 무슨”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갑자기 “(양현종과)몇 살 차이지? 5살인가?”라고 했다. 실제 두 사람은 5살 차이다. 최형우는 41세, 양현종은 36세. 많다면 많은 차이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는 게 최형우의 생각.
최형우는 양현종에게 한 마디를 해달라는 취재진의 말에 “오래오래 열심히 해, 꼭”이라고 했다. 팀에서 투수 최고참 양현종이 오랫동안 야구를 잘 하길 바라는 진심을 담백하게 풀어냈다. 물론 최고령은 자신에게만 어울린다고 한 양현종의 말 자체에는 웃음으로 사실상 동의하지 않음(?)을 표했다.
그런 최형우는 28일 한국시리즈 5차전서 2-5로 뒤진 5회말 선두타자로 등장, 삼성 우완 김태훈의 몸쪽 140km 포심을 통타, 비거리 115m 우월 솔로아치를 그렸다. 이 한 방은 포스트시즌 최고령 홈런(40세10개월12일)으로 기록됐다. 이렇게 보면 최고령은 역시(?) 최형우에게 어울린다.
결국 최형우와 양현종은 포스트시즌 최고령 브라더스가 됐다. 아무렴 어떤가. 두 고참이자 기둥이 KIA의 통합우승을 합작했다. 양현종의 한국시리즈 토종 최고령 승리투수와 최형우의 포스트시즌 최고령 홈런은 그들이 치열하게 싸워온 훈장이자 KIA의 V12를 상징하는 수식어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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