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7~8월) 해외여행을 다녀온 소비자 66%가 트래블카드를 이용했다. 선두주자 ‘트래블월렛’과 ‘트래블로그’가 이용률에서 크게 앞서지만 국내 후발주자 점유율이 단기간에 급증했고, 국내 결제 이용률에서는 오히려 앞서 선발주자의 입지를 위협하고 있다.
컨슈머인사이트가 매주 실시하는 ‘금융 플랫폼 기획조사’에서 금융소비자에게 트래블카드 보유 현황 및 이용 행태를 묻고 그 결과를 비교했다. 조사는 전국의 만 20~69세 금융소비자 2141명을 대상으로 지난 9월 9일~10월 4일(4주간) 실시됐다.
지난 7~8월 해외여행을 다녀온 소비자 가운데 65.7%가 현지에서 결제·출금 때 ‘트래블카드(충전식 외화 선불카드)’를 이용했다. ‘일반 신용·체크카드’ 이용률(51.9%)을 크게 넘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수단인 ‘현지 통화(지폐, 동전)(69.1%)’에 근접한 수치로, 해외 결제에서 트래블카드 이용이 보편화됐음을 보여준다. 특히 40대 이하에서는 트래블카드 이용률이 70~80%에 달해 현지 통화 이용률(60%대)을 앞질렀다.
해외 결제 이용률이 가장 높은 트래블카드는 ‘트래블월렛’(33.1%)이었고 하나카드의 ‘트래블로그’(31.6%)가 근소한 차이로 그 다음이었다. 이어 후발주자인 ‘토스 외화통장(카드)’(18.0%), ‘신한 SOL트래블’(16.5%), ‘KB 트래블러스’(14,7%), ‘우리 위비트래블’(9.8%)이 나란히 뒤를 이었다.
트래블로그와 트래블월렛의 입지가 굳건했던 해외 카드 결제 시장은 올해 격변기를 맞았다. 토스뱅크, 신한카드, KB국민카드, 우리카드, NH농협카드가 외화상품(트래블카드, 외화예금 등)을 잇따라 출시하며 경쟁에 가세했다. 고객 유인을 위해 트래블카드 혜택을 경쟁적으로 제공하고, 해외뿐 아니라 국내 결제까지 혜택의 범위를 넓히고 있다.
‘트래블월렛’과 ‘트래블로그’는 각각 ’21년 2월, ’22년 7월 출시된 선발주자로 각각 30%대 점유율로 선점효과를 보고 있으나 후발주자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올해 출시된 ‘토스뱅크 외화통장(카드)’, ‘신한 SOL트래블’, ‘KB국민 트래블러스’가 출범 1년도 되지 않아 선발주자 점유율의 절반 수준에 도달했다.
선후발 주자별로 이용 행태에는 차이가 있었다. ‘트래블로그’와 ‘트래블월렛’ 보유자는 해외 결제 경험이 90% 수준에 달했으나 그 밖의 후발 카드 보유자는 75~80%에 머물렀다. 반대로 국내 결제 이용률에서는 ‘트래블로그’, ‘트래블월렛’ 보유자가 각각 30%, 20%선이었던 데 비해 3개 후발주자는 모두 40%대였다.
후발 트래블카드의 높은 국내 결제 이용률은 이 시장의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해외 여행을 하지 않는 평상시에도 지속적인 이용을 유도할 수 있고, 국내에서 쓰던 카드를 해외에서도 쓰도록 해 이용 연속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해외 양수겸장을 앞세운 신예의 공세에 원조 트래블카드가 어떤 전략으로 맞설지 볼만한 싸움이 예상된다.
컨슈머인사이트는 비대면조사에 효율적인 대규모 온라인패널을 통해 자동차, 이동통신, 쇼핑/유통, 관광/여행, 금융 등 다양한 산업에서 요구되는 전문적이고 과학적인 리서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다양한 빅데이터를 패널 리서치 데이터와 융복합 연계하여 데이터의 가치를 높이고 이를 다양한 산업에 적용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100% 모바일 기반으로 전국민 표본 대표성을 가진 조사 플랫폼 ‘국대패널’을 론칭하고 조사업계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했다.
우먼컨슈머= 박우선 기자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