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전두성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중도층을 겨냥한 ‘외연 확장’ 행보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보수 진영 인사로 통하는 이상돈 전 의원과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난 데 이어 30일엔 보수계 원로인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을 만났다.
또한 최근의 이 대표의 공개 발언 등을 살펴보면 정치권 최대 현안 중 하나인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발언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대신 경제나 민생, 외교에 대한 발언에 치중하고 있다.
반면 김 여사를 고리로 한 ‘특검 공세’는 박찬대 원내대표와 최고위원들이 맡고 있다. 사실상 민주당 지도부가 ‘역할 분담’에 나선 것인데, 이는 이 대표가 대권을 바라보는 상황에서 자신은 ‘외연 확장’을, 다른 지도부는 ‘지지층 결집’을 의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 ‘외연 확장’ 나선 이재명… 지도부는 ‘특검 공세’
이날 이 대표는 윤 전 장관과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오찬 회동’을 가졌다. 두 인사는 정국 상황에 대한 인식을 공유했다. 관련 언급은 윤 전 장관이 “국제 정세나 국내 상황이 점점 더 복잡하고 힘들어지는 것 같다. 국가를 이끌어가는 리더십이 저렇게 흔들려서야 곤란하다”고 말하면서 시작됐다.
이에 이 대표는 “경제 상황이 너무 안 좋다. 국제 환경도 나빠지니, 그게 경제에 또 악영향을 미치고 악순환”이라고 호응했다. 이 대표와 윤 전 장관은 여야의 극한 대치 상황에 대한 우려도 나타냈다. 윤 전 장관은 “우리 여야는 이상하게 적대적 관계가 돼버려서 작은 나라가 분열돼, 역량을 모으질 못하니까 딱하다”고 했고, 이 대표도 “정치인들은 싸우다가도 다시 화해하고 만나야 한다”며 “싸우더라도 감정적으로 싸우면 안 되는데, 지금은 정치인들이 진짜 서로 미워한다. 사실 그러면 안 되고 이성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대화는 비공개 회동에서도 계속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윤 전 장관이) 걱정을 많이 해 줬다”고 밝혔다. 이 대표와 보수 인사들의 만남은 지난달에도 2차례 있었다. 그는 추석 명절 직전 자신의 중앙대 법학과 스승인 이 전 의원과 김 전 위원장을 만난 바 있다.
여기에 더해 그는 이날 오후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와의 민생경제 간담회를 갖기도 했다. 이러한 이 대표의 정치적 행보는 외연 확장을 의도한 것으로 보인다. 외연 확장 행보로 보일 수 있는 대목은 공개회의 발언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그는 경제‧민생‧외교에 대한 발언에 치중하며 정치권 이슈 중 하나인 김 여사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고 있다.
지난 1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김 여사를 불기소 처분하자 “도둑을 지키라고 월급 주면서 경비를 고용했더니, 이 경비들이 떼도둑이 돼가지고 곳간을 털었다”는 언급만 했을 뿐이다. 30일 최고위에서도 경제 문제를 지적하거나,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의 ‘2차 여야 대표 회담’을 촉구하는 발언만 했다.
대신 ‘특검 공세’는 박 원내대표와 최고위원들이 맡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김 여사가 한 야당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억울함을 토로했다고 알려진 것에 대해 “진짜 억울한 게 맞다면, 특검이 깨끗하게 털어주지 않겠는가”라며 “국민의힘도 특검에 협조해 김 여사가 억울함을 한 번에 풀 기회를 주길 바란다”고 직격했다.
전현희 최고위원도 “까도 까도 끝없는 명태균 씨의 양파 같은 국정농단 비리 의혹은 윤석열‧김건희 대통령 부부가 몸통임을 가리키고 있다”며 “가히 윤건희(윤석열 대통령+김 여사)‧명태균 게이트라고 불러도 모자람이 없다”고 쏘아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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