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는 올해 3분기 매출 3조9356억원, 영업이익 1299억원으로 집계됐다고 30일 발표했다. 전지 부문은 매출 3조6720억원, 영업이익 635억원을 냈다. 편광필름 사업을 정리한 전자재료 부문은 매출 2636억원에 영업이익 664억원을 기록했다.
전지 부문만 놓고 보면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31% 감소, 영업이익은 85% 줄었다.
삼성SDI 실적 부진 배경에는 ‘전기차 캐즘’ 영향 외에도 유럽 완성차 고객사 중심의 판매 구조가 거론된다.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주요 국가들은 올해 경기침체를 이유로 전기차 보조금을 후퇴시켰는데 이 영향으로 전기차 수요가 크게 둔화했다.
상대적으로 미국 비중이 높은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3분기 매출 6조8778억원, 영업이익 4483억원을 냈다. 영업이익 가운데 미국 IRA(인플레이션감축법) 세액공제 금액이 4660억원이다. 미국 보조금이 없었다면 적자를 본 것이다.
삼성SDI는 아직 미국 배터리 공장이 없다. 미국 보조금은 3분기 기준으로 100억원 수준이다. 삼성SDI 배터리를 채택한 리비안 등이 수입 물량을 공급받아 절반의 보조금을 받는 구조다.
이런 삼성SDI도 내년부터 달라진 실적을 선보일 전망이다. 회사의 첫 미국 공장이 오는 12월 가동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스텔란티스와 합작해 미국 인니애나주에 구축한 SPE(스타플러스에너지) 1공장이다. 이날 손미카엘 삼성SDI 중대형전지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은 “SPE 첫 라인은 램프업 기간을 당초 예상보다 1~2개월 단축해 12월 가동한다”며 “나머지 3개 라인도 내년부터 매분기 순차 가동해 연 33GWh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손 부사장은 “올해보단 내년부터 의미 있는 세액공제 규모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오는 2027년에는 SPE 2공장과 GM 합작공장 가동도 예정됐다. 특히 GM을 상대로 전기차 배터리 수주에 성공한 것이 고무적이다. GM은 그동안 파우치형 배터리를 채택해 주로 각형을 만드는 삼성SDI와 연결고리가 없었다. 이에 대해 삼성SDI는 “미국에서 전기차 주행거리와 안정성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데 자사 고밀도 각형 P6가 이를 충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가운데)과 컬트 켈티 GM 배터리셀&팩 총괄 부사장(오른쪽), 배터리 합작법인 본계약 체결식, 2024년 8월 27일 삼성 서초사옥, 사진=삼성SDI
전기차 배터리 외 전력시장 확대로 각광받고 있는 ESS(에너지저장장치)도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사업 확장을 타진하고 있다. 삼성SDI는 각형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기반으로 한 ESS 신제품을 내후년 선보일 예정이다. 대규모 양산 거점은 아직 확정하지 않았지만 ESS 관련 지원 정책에 적극적인 미국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삼성SDI는 2025년 유럽 전기차 수요도 반등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강화되는 자동차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로 완성차들이 전기차 판매를 늘려야 하는 상황이다. 삼성SDI와 경쟁 관계에 있는 중국 전기차에 대해 EU가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있는 것도 반사이익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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