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탕하고 사치스러운 생활로 수 차례 도마에 올랐던 태국 왕 라마 10세(마하 와치랄롱꼰)이 72번째 생일을 맞아 ‘황금 바지선’을 강에 띄웠다.
27일(현지 시각) 태국 방콕포스트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방콕 짜오프라야강에 왕실 소유 바지선 행렬이 이어졌다. 52척의 배로 구성된 함대에는 2000명이 넘는 해군이 투입돼 노를 저었다.
라마 10세와 그의 네 번째 아내 수티다(46) 왕비는 가장 화려하게 장식된 왕실 소유 바지선을 타고 태국 수도 중심부를 지나 불교 의식이 예정된 사원 ‘왓 아룬’으로 향했다.
왕과 왕비가 나란히 앉은 배는 ‘황금 백조’라고 불리는 왕실 소유의 바지선이다. 뱃머리에는 가루다, 나가 등 힌두 신화에서 등장하는 여러 신과 상상 속 동물이 새겨져 있다. 두 사람 외에도 시리반나바리 나리라타나 공주(37세)와 디팡콘 라스미조티 왕자(19세)가 왕실 소유 바지선에 앉아 사원으로 이동했다.
왕실 바지선 행렬은 250년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매우 중요한 행사가 열릴 때만 간혹 진행되는 의식이다. 선왕 라마 9세(푸미폰 아둔야뎃)이 통치한 70년 동안 단 16번만 진행됐다.
라마 10세는 지난 2019년 대관식을 포함해 통치 기간인 5년간 3번 진행했다. 72세 생일은 태국인들에게 ‘여섯번째 주기’를 마쳤다고 여겨져 특별한 생일로 간주된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한편, 라마 10세는 왕세자때부터 복잡한 사생활과 사치스러운 행보로 논란을 빚어왔다. 과거 세 번째 부인을 반라로 만든 채 반려견 생일파티를 벌인 모습이 촬영돼 파문을 일으킨 적도 있다.
이번 행사에 함께 참여한 수티다 왕비는 그의 4번째 부인이다. 3차례 이혼 후 수티다 왕비와 2019년 결혼했다. 수티다 왕비와 결혼한지 두 달 만에 33세 연하의 시니낫을 후궁으로 들여 논란이 일기도 했다. 태국 국왕이 후궁을 둔 것은 100여 년 만에 처음이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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