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가입할 수 있고, 무엇이든 볼 수 있으며, 어떤 사람과도 연결될 수 있는 SNS. 하지만 성인은 차치하고라도 미성년자 보호 장치가 거의 없다시피한 것이 사실입니다. 열람에 큰 어려움이 없는 유해 게시물들과, 착취를 위해 보내지는 연락들을 일체 차단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니까요. 휴대전화가 워낙 개인적인 전자기기다 보니 주변의 어른들이 물리적으로 SNS 상의 유해 환경을 차단하기도 어렵습니다.
SNS가 미성년 이용자들의 정신 건강에 끼치는 영향이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플랫폼은 최근 이들을 위한 안전 사용 강화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일단 인스타그램을 중심으로 내용을 확인해 보겠습니다. 미성년자들의 계정을 ’10대 계정’으로 옮긴다는 것이 방안의 주요 골자인데요. 이제 이들에게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경우는 두 가지입니다. ’10대 계정’ 이용자와 기존에 연결된 상태거나, 해당 이용자가 먼저 팔로우를 했거나.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 ’10대 계정’ 이용자에게 신규 개인 메시지를 보낼 수 없습니다.
또한 ’10대 계정’의 알고리즘은 섹슈얼하거나 자살 및 자해에 관한 콘텐트를 추천할 수 없도록 조치했어요. 더불어 인스타그램에 60분 이상 접속시 알림이 갑니다. 부모가 인스타그램 사용 시간 제한을 할 수 있도록 감독 기능을 강화하고, 오후 10시부터 오전 7시까지는 아예 알람이 오지 않는 수면 모드가 자동 활성화됩니다. 16세 미만일 경우엔 부모 허락을 받지 않으면 이 설정을 끌 수 없어요. ’10대 계정’ 대상자가 계정 전환을 피하기 위한 시도를 할 때, 메타는 이를 추적할 수 있다고 강조했어요.
미국과 영국, 캐나다, 호주에서는 지난달부터 18세 미만 미성년이 인스타그램에 가입할 시 ’10대 계정’으로 전환되는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기존 계정이 있는 미성년자도 60일 이내 이 같은 전환이 이뤄지고요. 내년 1월부터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10대 계정’ 도입이 시작될 전망인데요. 즉, 한국에서도 2025년부터 미성년 이용자들은 인스타그램 이용에 제한을 받게 됩니다. 아담 모세리 인스타그램 CEO도 이를 통해 “10대 이용자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한 것을 보면, 메타 측에서도 결심한 바가 있는 듯하네요.
’10대 계정’ 도입이 이처럼 일사천리로 이뤄진 건 전 세계적 요청 때문인 것으로 보여요. 그 동안 메타의 행보는 미성년 보호보다 표현의 자유를 우선하는 것으로 읽혔습니다. 하지만 프랑스에서 15세 미만 SNS 금지법이 제정되고, 미국 플로리다주에서는 16세 미만 SNS 계정 보유 금지법이 의회를 통과하는 등 각국의 강경한 움직임이 시작됐습니다. 또 미국 캘리포니아주 등 33개 주 정부가 메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고요. 메타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 과도한 중독성으로 미성년의 정신 건강에 해를 끼치고 있다면서요. 모로 가든, 세상에서 제일 큰 SNS에서 본격적으로 청소년 보호를 위한 첫 걸음을 뗀 셈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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