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축구의 성장을 위한 든든한 후원자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신세계 그룹과 대한축구협회의 공식 파트너십이 종료될 예정이다. 28일 연합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신세계는 2019년부터 5년간 여자축구 국가대표팀에 100억원을 지원했지만, 다음 달로 계약이 만료되면서 재계약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이는 여자축구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새로운 후원 기업의 필요성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신세계는 여자 국가대표팀의 훈련 프로그램 지원과 친선경기 개최 등을 통해 팀의 경기력 향상에 기여했으며, 대한축구협회는 이를 통해 여자축구의 ‘젖줄’ 역할을 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신세계와의 결별이 가시화되면서, 대한축구협회는 새로운 후원사를 물색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여자축구 후원 기업을 찾는 것은 쉽지 않은 과제다. 기업들은 사회 공헌의 일환으로 스포츠 기관과 협력하는 동시에, 이를 통해 이익을 추구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한국 사회에서 여자축구에 대한 수요와 인식은 낮아, 기업이 후원에 나서기 어려운 구조다. 조성식 한양대 스포츠산업과학부 교수는 “여자축구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가 부족해 기업들이 우선순위를 낮추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자축구 선수들이 남자축구와 비교해 낮은 사회적 지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큰 문제다. 이는 부모들이 자녀에게 여자축구를 선택하도록 유도하지 않는 원인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 박소정(21) 씨는 초등학교 시절 남자축구부에서 훈련하면서 흥미를 느꼈지만, 부모의 반대로 선수의 꿈을 접었다. 김민(46) 씨는 “여자축구 선수라는 진로를 잘 모르는 아이들이 많다”며 “부모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아이들도 쉽게 포기한다”고 말했다.
미국과 유럽의 여자축구는 상업화와 후원 전략을 통해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유럽의 여자축구 팀들은 다양한 산업의 후원을 받아 수익을 늘리고 있으며, 스페인 바르셀로나 여자팀은 화장품 브랜드 릴라스틸의 후원을 받고 있다. 반면 한국에서는 여성 스포츠를 지원하려는 기업이 극히 적다. 여자실업축구 WK리그의 경우, 타이틀 스폰서와 경기구를 제공하는 몇몇 기업을 제외하고는 후원 계약이 없는 상황이다.
여자축구의 잠재력을 기업에 설명하고, 새로운 후원사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대한축구협회와 한국여자축구연맹의 협상력과 비전이 중요하다. 미셸 강 회장과 같은 해외 여성 사업가들은 여자축구의 비전에 매료된 사례를 통해, 투자로서의 가치를 강조하고 있다. 강 회장은 “여성 스포츠가 좋은 사업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임무를 수행 중”이라고 밝히면서, 자선이 아닌 진지한 투자임을 강조했다.
여자축구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새로운 후원자를 찾는 것이 시급하다. 이는 단순히 재정 지원을 넘어서, 사회적 인식 개선과 브랜드 가치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사진 = EPA / 연합뉴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