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형 R&D 지원사업은 서울시가 서울의 경제를 활성화하고, 기업의 성장 동력을 창출하기 위해 진행하고 있는 사업이다. 2005년부터 지금까지 대학, 연구기관, 중소기업 등을 대상으로 약 8000억 원의 예산을 투자했다. 2018년부터는 4차 산업혁명 대응을 위한 기술 개발과 사업화에 주안점을 두고 인공지능(AI), 바이오 등 혁신 기술 개발을 중점 지원하고 있다. 본지에서는 서울형 R&D 지원사업을 통해 성과를 내는 약자 동행 기술을 소개한다.
피치라이프사이언스는 기존 소아 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ADHD) 환자들의 약물치료 부작용 해법으로 전기 신경치료 대안을 제시하는 스타트업이다. 개발 중인 제품 ‘피치피스(Peach Peace)’는 마우스피스형 ADHD 전자약으로 내년 임상실험 준비 중이다.
피치피스는 기존 ADHD 치료용 약물과 비교해 △유사한 효과 △높은 안정성 △저렴한 비용 △환자 친화적 △근본적 치료의 5가지 포인트에 중점을 두고 개발되고 있다. 박재준 피치라이프사이언스 대표는 “약물치료는 발달지연·불면증·우울증과 같은 부작용과 함께 정신질환 치료에 대한 거부감, 약물 내성 등의 문제가 있다”며 “행동, 상담치료 또한 인프라 부족과 비용으로 어려움이 많은 만큼 신경자극 치료가 환자에게 새로운 길을 제시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피치피스의 기본 컨셉은 미세전류를 활용한 신경자극기로 뇌 시냅스 사이의 신경전달물질 분비를 증가시켜 ADHD 증상 개선을 끌어내는 것이다. 최근 의학계가 주목하는 신경전달물질 증가와 정서적 안정 및 행동 개선 연관성에 따른 것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ADHD 신경자극 글로벌 임상시험에 따른 프로토콜을 사용한다.
ADHD 신경자극 치료로 현재 통용되고 있는 방법은 병원 시술이 필요한 침습형 신경자극과, 피부에 패치를 부착하는 비침습형이 있다. 침습형은 전극의 직접 부착을 통한 신경 자극으로 위험성이 따르고, 피부 부착 비침습형은 신경자극 효과가 부족하다는 한계가 있다.
피치라이프사이언스는 두 치료법의 중간지점으로 구강 신경자극이라는 방법을 고안해 냈다. 마우스피스 형태의 기기를 착용하면 구강을 통해 신경자극을 하는 방식이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마우스피스 근골격 훈련장치에 전극 배터리 장치를 추가해 제품화한 형태로 환자의 거부감을 줄였다. 구강 내에서 전기를 사용하는 기기이다 보니 피부 및 회로 손상 방지를 위해 안전회로기술과 전기장캔슬링 등 안전 문제에도 신경 썼다.
피치피스 기술에는 9건의 특허가 연결되어 있다. 이 중 2건은 벤처기업 무상특허양도 선정에 따라 삼성전자와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무상 이전 받은 것이다. 회사의 기술력과 미래성에 관한 관심이 반영된 것이다. 서울대와는 실험용 쥐를 대상으로 전임상시험이 진행 중이고, 내년 하반기부터는 연세세브란스병원과 약 16주간 임상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별도 제품 라인으로 건강관리 시장을 타깃으로 한 집중력 개선 보조기기 ‘피치업(Peach-Up)’도 준비 중이다. 피치업은 피치피스 개발의 기반이 된 제품이기도 하다. 초미세전류로 주의력과 인지력을 측정하고 집중력 향상을 도와주는 기기로 내년 초 출시 예정이다.
박 대표는 “최근 건강한 삶에 대한 요구가 커지면서 다양한 운동이 관심받고 있지만, 뇌 건강은 놓치고 있는 부분이다”라며 “해외에서는 브레인 피트니스도 주요한 운동으로 유행하고 있는 만큼, 국내에서도 뇌 건강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정형 기자 jeni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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