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건호 기자] “대표팀 떨어지면 죽는다.”
한화 이글스 문동주가 김서현에게 건넨 말이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지난 23일 소집돼 24일부터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대비 훈련을 하고 있다.
이번 대표팀 예비 명단 선수 중 한화에서 차출된 선수는 김서현이 유일하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아시아 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던 문동주, 노시환이 부상으로 제외되며 김서현과 함께하지 못하게 됐다.
지난 25일 훈련을 마친 뒤 취재진을 만난 김서현은 “저 혼자 오게 됐는데, 혼자 오다 보니 끝까지 살아남아야 된다는 생각이 있다”며 “(노)시환이 형이 ‘가서 많이 배우고 와라. 갔다 오면 진짜 많이 도움 될 것’이라고 말해줬다. (문)동주 형은 ‘대표팀 떨어지면 죽는다’고 했다”고 밝혔다.
김서현은 청소년 대표팀 경험은 있지만, 프로 무대를 밟은 뒤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그는 “대표팀 유니폼을 입는 것도 오랜만이고 다 같이 훈련하는 것도 처음이다. 포수에 박동원 선배님도 계시고 투수 쪽에도 다 잘 던지시는 분들이다. 뭐든 배우고 싶은데 아직은 얘기할 용기가 나지 않는다”며 “선배님들이 저한테 물어보는 거 있으시면 대답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김서현은 불펜 투구를 진행했다. 박동원이 직접 공을 받아보기도 했으며 최일언 투수 코치가 지켜보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당초 30개 정도 투구를 예상했지만, 조금 더 던졌다. 그는”최일언 코치님께서 옆에서 자세도 알려주고 공을 채는 법을 알려주셨다. 45개 정도 던진 것 같다”고 전했다.
김서현은 2023 KBO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한화에 입단했다. 데뷔 시즌 20경기 1세이브 22⅓이닝 30사사구 26탈삼진 평균자책점 7.25로 아쉬운 성적을 남겼다. 하지만 올 시즌 김경문 감독이 시즌 중반 지휘봉을 잡고 양상문 투수 코치를 데려오며 김서현이 환골탈태했다.
김서현은 7월 9경기 1패 2홀드 9⅓이닝 4사사구 9탈삼진 평균자책점 0.96이라는 놀라운 성적을 남겼다. 8월에는 12경기에 나와 4홀드를 수확했다. 평균자책점은 4.50이었다. 9월에는 10경기 1승 1패 4홀드 평균자책점 6.00을 마크했다. 올 시즌 김서현은 37경기 1승 2패 10홀드 평균자책점 3.76이라는 성적을 남겼다. 내년이 더욱 기대되게 만들었다.
그럼에도 김서현은 “운이 80%였다. 운이 너무 좋았다. 13경기 연속 무실점할 때도 (주)현상 선배가 한 번 도와줬고 수비가 도와준 적도 있다. 제 실력은 한 10%고 나머지 10%는 분위기를 탄 것 같다”며 “마음도 편해지고 자신감도 많이 올라오다 보니 나머지 10%가 채워진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아직 최종 명단에 든 것은 아니다. 대표팀은 오는 11월 1일, 2일 쿠바와 두 차례 연습경기를 갖는다. 6일에는 상무와의 경기가 있다. 이후 28명이 8일 대만행 비행기에 올라타게 된다.
김서현은 “팀을 위해서 던지겠다. 위기 상황에 올라가면 막을 수 있도록 하겠다. 제가 또 어리기 때문에 선배님들 뒤에서 다 받쳐줘야 한다”며 “다른 생각하지 않고 야구만 생각해야겠다는 생각이 크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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