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버스, BMS 정보 거부
안전성 검사 차질 우려 커져
시장 점유율 54.1% 차지
국내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산 전기버스의 배터리 검사가 불가능한 상태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는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정보 제공에 중국 업체들이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국토교통부와 한국교통안전공단에서 중국산 전기버스의 배터리 안전성 검사를 진행하려 했으나, 핵심 기술인 BMS 정보 제공을 거부한 것이 원인이 됐다.
중국 전기버스 BMS 정보 미제공 논란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교통안전공단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하이거, 주룽, 양저우야싱 등 20여 개의 중국 버스 제조업체가 BMS 정보 제공에 동의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업체들이 등록한 전기버스는 국내에 3000대에 달하며, 이들의 시장 점유율은 54.1%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BMS 정보가 없으면 배터리의 성능을 정확히 진단하기 어려워, 전기버스에서 가장 중요한 배터리 화재 예방 검사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한국은 세계적으로 선제적으로 전기차 배터리 안전 검사 의무화를 진행하고 있는 국가 중 하나로, 정부는 이미 지난 5월 관련 입법 예고를 완료했다.
그러나 중국 업체들이 정보 제공을 거부할 경우, 전기버스의 안전성 보장을 위한 검사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중국 업체들을 설득할 방침이나, 법적 다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중국산 전기버스 시장 재편 조짐… 국산차 지금이 기회?
배터리 안전 검사를 둘러싼 논란 속에서, 한국 내에 등록된 중국산 버스들의 현황도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인 중국 전기버스 브랜드로는 하이거, 비야디, 킹롱, 스카이웰 등이 있다. 하이거는 현대자동차 버스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등록 대수를 자랑하며, 올해 7월 기준으로 272대가 신규 등록됐다.
비야디 역시 지난해 439대가 등록되며 중국산 버스 최초로 400대 이상의 판매를 기록했고, 올해에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북기은상, 안카이, 포톤과 같은 브랜드들은 국내에서 자취를 감췄다. 특히 북기은상은 2017년 돌풍을 일으켰지만, 이후 본사의 조직 개편과 CK소형버스 단종으로 등록 대수가 급감했다.
포톤 역시 초기에 주목받았으나 2020년 이후로는 신규 등록 차량이 거의 없는 상태다. 또한, 안카이와 포톤의 경우 시장 점유율이 각각 0.3%에 불과해, 한국 시장에서 사실상 경쟁력을 상실한 상태다.
전기버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꾸준히 판매되고 있는 일부 중국산 버스들은 사후 서비스에도 비교적 안정적이지만, 실적 부진으로 철수한 브랜드의 경우 사후 관리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중국산 전기버스들이 안전 검사 의무화와 정부 보조금 정책 변화로 직면한 과제들이 한국 전기버스 시장의 재편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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