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3분기 매출액 26조 5198억원, 영업이익 2조 8813억원
상반기 대비 꺾인 하반기… 글로벌 판매 전년比 1.9%↓
일회성 비용 제외 영업 이익률 13.2% 역대 최고
환율+원자재가 하락+하이브리드가 3분기 견인
기아가 ‘형보다 나은 아우’를 올 3분기 실적으로 실현했다. 일회성 충당금과 공장 셧다운, 경기 불황 등 악재로 판매량 및 수익성이 시장기대치를 밑돌았지만, 하이브리드차 수요 확대 및 보급형 전기차 EV3의 준수한 시장 반응, 여기에 원자재가 하락과 환율효과가 더해지면서 고수익 구조를 유지했다.
공장 정상 가동과 신차확대, 전기차 볼륨모델 출시 등으로 올 4분기부터 내년, 내후년으로 갈 수록 수익성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다.
기아는 25일 3분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을 열고 글로벌 판매는 76만 3639대로 전년 대비 1.9%↓하락했고, 매출액은 26조 5198억원, 영업이익은 2조 8813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8%, 0.6% 증가했다고 밝혔다. 당기순이익은 2조 2679억원으로 전년 대비 2.1% 증가했으며, 영업이익률은 10.9%를 달성했다.
이는 앞서 시장에서 기대한 전망치보다 낮은 수준이다. 매출은 당초 전망치(26조6113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이 3조2056원의 전망 대비 3000억 이상 낮은 수준을 보인 것이다.
기아의 아쉬운 성적표는 ▲글로벌 경기 불황 ▲일회성 충당금 ▲공장 셧다운 등이 핵심 원인으로 꼽힌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정체기)이 내연기관 수요에도 영향을 주면서 시장이 격화됐고, 그러면서 판매 부진으로 자연스레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람다2엔진 품질 이슈로 6300억원의 일회성 비용이 차감됐고, 공장 셧다운 및 이전으로 생산일수가 감소하면서 공급 역시 원활하지 못했다. 일회성 충당금 6300억을 배제한 본원적 경영실적으로 계산하면 영업이익은 3조 5130억원, 영업이익률은 13.2%로 역대 최고 실적을 거둔 올해 2분기 수준의 수익성을 유지한 셈이다.
주우정 기아 재경본부장 부사장은 “글로벌에서 시장 수요에 어려움을 겪는 것보다 조금 더 어려움이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긴축으로 인해 고금리로 인해 소비자들의 가처분 소득이 떨어지고, 소비심리가 냉각되는 어려움, 전기차 캐즘으로 인한 어려움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볼륨을 제공해 줄 차종들인 소형차에 해당하는 리오, 스토닉, 미국의 K5같은 물량들이 내부적인 전기차 공장 전환으로 단산됐다. 광명 공장을 EV 공장으로 전환하다보니 소형차 공급이 없었다. 멕시코 공장에서 공급하던 리오, 포르테 역시 올 1월부터 공급이 중단되며 소형차 공급 애로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기아가 영업이익 감소를 맛본 현대차와 달리 매출, 영업이익에서 소폭 상승세를 나타낼 수 있었던 것은 SUV 및 고수익 차종으로의 믹스개선이 효과를 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대 시장인 미국시장을 중심으로 하이브리드차 수요가 확대되면서 환율 효과가 더해져 수익확대를 이끌었다.
기아의 글로벌 친환경차 판매는 전년 대비 21.0% 확대됐다. 내연기관차가 전년 대비 0.5%p 줄어든 공간을 하이브리드차가 꿰찬 것으로 풀이된다. 상품 믹스개선으로 인한 가격 효과는 1150억원 증가했고, SUV 비중 확대로 인한 믹스개선 효과는 2180억원, 환율효과로는 3500억원을 더 벌어들였다. 각국의 매출로 보면 북미 시장의 매출액이 전년 대비 3.8% 증가하면서 매출 비중이 42.8% 에서 올해 46.4%로 뛰어올랐다.
이에따라 기아는 3분기까지 사업계획 목표치를 초과 달성했다. 3분기 누계기준 매출 80조3000억, 영업이익은 10조원으로, 연초 발표한 목표치를 각각 5조5000억, 1조원 초과한 것이다. 이에 따라 4분기를 포함한 연간 가이던스를 ▲매출액 105~110조원(기존 101조원) ▲영업이익은 12조8000억~13조2000억원(기존 12조원) ▲영업이익률은 12% 이상으로(기존 11.9%) 상향했다.
기아는 3분기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지만 4분기부터 내년, 내후년으로 갈 수록 시장 수요와 수익성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자신했다. 전기차 캐즘 속에서 그간 ‘볼륨 모델’이 부진했었다는 점을 인정하고, 올해 국내 출시한 보급형 전기차 EV3를 시작으로 EV4, EV5 등을 글로벌 시장에 내놓을 수록 판매 확대가 자연스럽게 따라붙을 것이란 계산에서다.
특히 올해 EV3의 국내 판매 실적 역시 기아가 기대한 수준을 충족시키고 있다. 출시를 앞둔 유럽에서 역시 반응이 좋아 계획했던 것 이상으로 물량이 공급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주 부사장은 “지금까지 차종 보면 이른바 ‘볼륨모델’이라고 할만한 전기차가 없었다. 시장 우려처럼 전기차를 리딩한다고 하면서 볼륨면에서 유의미한 숫자가 안나오는 것도 맞다”면서도 “EV3, EV4, EV5가 나오면 볼륨을 높일 수 있다. 적극적으로 볼륨 신차에 노력을 기울이다 보면 실질적 변화를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EV3만큼은 론칭 이후 내수가 유일한 시장이었지만, 내수는 우리 기존 계획대로 가고 있고, 이제 개시될 유럽에선 반응이 좋다보니 생각 이상의 물량이 나가고 있는 상황이다”라며 “4분기 판매는 변곡점을 갖는 판매형태를 가져갈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10월도 예측하는 방향대로 가고있다”고 덧붙였다.
수요 부진으로 인한 인센티브 수준이 3분기 대비 4분기와 내년에 더욱 높아질 것으로 봤으나, 고수익 구조를 유지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봤다. 혼류생산으로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잇고, 제품력과 브랜드력이 높아지면서 이에 따른 경쟁력이 작용할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주 부사장은”캐즘 등 시장변화로 어려움 있지만, 기아의 경우엔 혼류생산과 같은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내부적 여건이 남들보다는 경쟁력이 있지 않나한다”며 “ICE(내연기관), 하이브리드를 통해 극복하고, 인센티브는 올라가있는 상황이지만 제품력 기반, 브랜드 기반으로 올리더라도 남들보다는 경쟁력있게 덜 올릴 수 있다. 내부적인 재료비나 고정비 절감 요인 외에도 환율이 도움을 주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수익성을 내내 강조하면서도 미래 기술 확보를 위한 투자는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전기차 캐즘에도 전기차 투자를 지속하고 신차를 내놓았던 지금까지의 전략처럼, 미래 시장을 리딩하기 위해서는이를 위한 적극적인 투자가 동반돼야한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앞으로 무엇보다도 리딩할 수 있는 기술확보 부분을 가장 우선해 모든 부분의 의사결정이 진행될 것이고, 이것을 지킬수 있다면 한동안 이에 대한 큰 변화는 없지 않겠나싶다”며 “미래 차별화, 원가혁신 가져올 수 있는 여러가지 미래 기술적인 투자부분, 잠재적인 새로운 사업에 해당할 수 있는 슈퍼널, 자율주행 등의 미래 투자는 지속적으로 적극적으로 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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