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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논설위원 “한동훈, 尹만나 김 여사 해결위해 무슨 노력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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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1일 대통령실 파인그라스에서 면담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1일 대통령실 파인그라스에서 면담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회동에서도 김건희 여사 문제 해결을 위한 요구사항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과 관련해 윤 대통령 뿐 아니라 한 대표에 대해서도 문제 해결이 될 수 있도록 어떤 노력을 했느냐는 목소리가 나왔다. 오히려 윤 대통령 면전에서 재반박하며 따졌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것은 아직도 ‘검사동일체’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특검법 대신 특별감찰관으로 당내 기싸움을 벌이는 것도 황당하다는 비판도 나왔다.

최혜정 한겨레 논설위원은 25일 자 ‘아침햇발’ 칼럼 「윤-한 회동, ‘두 검사’의 잘못된 만남」에서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성과없는 회동을 두고 “이번 회동에서 거듭 확인된 것은 아직도 자신들이 검사인 줄 아는 대통령과 여당 대표의 정치적 미숙함”이라고 평가했다. 최 논설위원은 의전과 관련, “윤 대통령의 이날 행보는 ‘한동훈 무시하기’가 핵심 콘셉트로 보였다”며 “온 국민의 시선이 집중된 여당 대표와의 만남을 24분 늦게 시작하면서 바깥에 계속 세워둔 것은 고의적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조사 대상자를 장시간 대기시켜 모욕을 주는 검찰식 ‘기선 제압’ 수법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라고 비판했다.

면담 장소도 침침한 조명과 사각 테이블 탓에 취조실처럼 느껴졌고, 상석에 자리잡은 윤 대통령은 조사를 앞둔 검사처럼 보였다고 했다. 그는 “민심을 전하러 온 여당 대표가 아닌, 피의자 내지 ‘하극상’ 후배 검사를 대하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최 논설위원은 한 대표를 향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그는 “그간 ‘독대 호소인’이라는 비아냥까지 들어가며, 비공식적으로 할 수 있는 대통령과의 면담을 공개적으로 요청했던 한 대표”라며 “(윤 대통령 부부를 잘 아는 한 대표가) 사전 조율도 안 한 회동 자리에서 윤 대통령이 ‘쇄신할 결심’을 해줄 거라 기대했다면 정치인으로서 자질 미달”이라고 지적했다.

최 논설위원은 윤 대통령이 변화와 쇄신 요구를 거부했다고 분개하는 한 대표 측을 두고 “이를 관철시키기 위해 한 대표는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국민의 걱정을 조금이라도 덜겠다는 진정성이 있었다면, 물밑으로 협의하고 설득해 반 발짝이라도 앞으로 내딛는 결과물을 도출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최 논설위원은 “탁자 위에 파일을 올려놓고 요구사항을 일방적으로 늘어놓는 모습은, 피의자에게 혐의 사실을 읊어주고 형량을 구형하는 검사의 모습과 다를 바 없다”며 “일이 ‘되도록’ 만드는 게 아니라, ‘독대 요청하는 나’ ‘대통령과 다른 나’라는 차별화만 부각시키는 것은 정치적 미숙함을 의미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한겨레 2024년 10월25일자 27면
▲한겨레 2024년 10월25일자 27면

그는 주요 현안을 두고도 “‘국민 눈높이’를 입버릇처럼 말하지만, 막상 국민적 요구가 높은 ‘채 상병 특검법’ ‘김건희 특검법’은 외면하고 있다”며 “회동 뒤엔 브리핑도 없이 집에 가 버리고, 당내 외연을 넓히는 대신 20명 남짓한 ‘친한계’ 의원들을 모아 세 과시에 나섰다. ‘국민만 보고 가겠다’더니 국민을 보고 ‘가기만’ 한다(한 여권 인사)는 한탄을 들을 만하다”고 했다. 그는 “국민은 김건희 특검을 원하는데 특별감찰관 추천을 두고 기 싸움을 벌이는 것도 황당한 일”이라며 “서로 드잡이할 시간에 협상과 타협이라는 정치의 본질부터 숙고해봤으면 한다”고 촉구했다.

김준일 시사평론가는 25일 오전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윤 대통령이 속 좁은 정치를 했다고 지적한 뒤 한동훈 대표에는 “거기에서 반박을 하지 왜 나가 가지고 구시렁구시렁대냐, 소위 말해서 쫀 거다. 대통령 앞에서는 오랫동안 상하 관계 이런 것들에 의해서 말을 잘 못하는 것 같다. 트라우마가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대화 내용에서 대통령에게 사실상 협박에 가까운 발언도 있는데, 쫄지 않은 것 아니냐는 고성국 진행자 반론에 김 평론가는 “협박으로 볼 것인지, 냉정한 현실 인식으로 볼 것인지는 차이가 나는 것 같다”면서도 “대통령이 하나하나씩 반박을 했는데 거기에서 재반박을 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재반박 못하고 이미 다 언론에 난 3대 요구 조건 들이밀고 표정만 구기고 나와서 언론 브리핑도 안 하고, 기분 나쁘다고 집에 가버리는 건 적절하지 않았다”며 “한 대표의 콘텐츠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그 태도에서 제발 ‘검사동일체’에서 좀 벗어나라”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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