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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호스’ 페퍼저축은행, 개막전 승리로 두 번 웃은 이유…그녀가 살아났다 [유진형의 현장 1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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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치가 득점에 성공한 뒤 이원정 세터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 KOVO(한국배구연맹)

[마이데일리 = 김천(경북) 유진형 기자] 지금까지 알고 있던 페퍼저축은행이 아니다. 개막 17연패 수모를 당하던 모습은 사라졌고 선수들의 표정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올 시즌 장소연 감독이 이끄는 페퍼저축은행은 더 이상 승점 자판기라는 오명은 없을 듯하다.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22일 경상북도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한국도로공사와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0(25-17 25-22 25-14) 완승을 거뒀다. 한국도로공사를 셧아웃 완파하는 데 85분이면 충분했다.

페퍼저축은행은 박정아와 외국인 선수 자비치가 나란히 양 팀 최다인 14점으로 공격을 이끌었고, 아시아쿼터 장위와 이반비가 12점을 올리며 전 선수의 고른 득점으로 손쉽게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페퍼저축은행은 2021-2022시즌 V리그에 입성 이후 창단 첫 개막전 승리라는 새 역사를 썼다. 경기 후 장 매튜 구단주도 코트로 내려와 선수단을 축하하며 기쁨을 함께 나눴고 승리의 의미는 남달랐다.

페퍼저축은행이 이날 승리로 두 번 웃은 이유는 창단 첫 개막전 승리라는 타이틀보다 외국인 선수 자비치의 경기력 때문이었다.

시즌 첫 경기에서 승리한 페퍼저축은행이 기뻐하고 있다 / KOVO(한국배구연맹)

자비치는 지난 5월 두바이에서 열린 트라이아웃 때 전체 1순위로 페퍼저축은행의 부름을 받았다. 그녀는 신장 191㎝ 장신에서 내리꽂는 높이와 파워가 장점인 선수로 장위와 함께 트윈타워를 이룰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통영에서 열린 컵 대회에서 결정력 부재라는 숙제를 안겼다. 문제는 공격성공률이었다. 30% 초반대로 낮은 공격성공률은 장소연 감독의 걱정거리였다.

V리그 특성상 외국인 선수의 의존도는 절대적이다. 수비가 좋은 V리그에서는 긴 랠리 시 하이볼을 확실하게 처리할 수 있는 외국인 선수는 필수다. 그들의 공격성공률은 팀 성적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아포짓 스파이커인 자비치가 공격이 안 풀리면 박정아, 이예림, 이한비 등 국내 선수들의 공격성공률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창단 첫 개막전 승리를 한 페퍼저축은행 선수들이 셀카를 찍고 있다 / KOVO(한국배구연맹)

자비치가 득점에 성공한 뒤 기뻐하고 있다 / KOVO(한국배구연맹)

반대로 자비치가 활약하면 좌우 날개 공격수뿐 아니라 미들블로커 장위까지 공격에 날개를 달게 된다. 이날 보여준 모습이 그랬다. 자비치가 공격성공률 48.15%로 전위(9점), 후위(4점) 가리지 않고 맹활약하자 박정아, 이한비, 장위 등 전위의 모든 공격이 원활하게 이뤄졌다.

이는 지난 통영 컵 대회에서 부상으로 함께 뛰지 못한 이원정 세터의 고른 공격 배분 덕분이기도 하다. 장소연 감독은 이원정을 품기 위해 자유 계약(FA)으로 영입했던 이고은을 흥국생명에 내주는 과감한 선택을 했고 첫 경기부터 단추를 제대로 끼웠다.

한편, 페퍼저축은행은 25일 정관장을 홈으로 불러들여 2연승에 도전한다.

[통영 컵 대회 때와는 달리 높은 공격성공률로 살아난 자비치 / KOVO(한국배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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