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수미가 25일 향년 75세로 별세했다.
김수미는 1970년 MBC 3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해 50여 년 동안 국민 배우로 자리 잡았다.
그는 대표작인 TV 드라마 ‘전원일기’에서 ‘일용 엄니’ 역할로 대한민국 국민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는 30대 초반 나이로 시골 할머니 역할을 소화하는 뛰어난 연기력을 선보여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김수미는 무려 22년간 ’일용 엄니‘ 역할을 맡았다.
그가 연기한 ’일용 엄니‘ 캐릭터는 진짜 할머니인지 아닌지 논란이 있었을 정도로 자연스러웠다.
김수미의 연기 경력은 다채로웠다. 데뷔 초에는 이국적이고 개성 있는 미모로 주목받았으나 당시 선호되던 스타일과 달라 무명 생활을 겪었다. 그럼에도 다양한 장르의 작품에 도전하며 연기자로서 입지를 다졌다.
1980년대에는 요리 프로그램 ’오늘의 요리‘와 정보 프로그램 ’토요일 정보 총집합‘을 진행하며 방송인으로서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나이가 들어서도 자신의 이름을 내건 예능 프로그램들을 여러 개 진행할 만큼 대중적인 인기를 끌었다.
김수미의 연기 인생에서 가장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은 ‘욕 연기’다. 김수미는 거침없는 욕설 연기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전원일기’ 이후에도 여러 드라마와 영화에서 어머니나 할머니 역할을 맡았는데, 그중에서도 특유의 걸쭉한 욕설 연기가 매 작품마다 주목받았다. 영화 ‘헬머니’나 드라마 ‘황후의 품격’ 등에서도 그만의 스타일로 욕 연기를 선보여 시청자들에게 큰 인상을 남겼다.
김수미는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활약했다. ‘수미네 반찬’을 통해 요리 실력을 뽐내며 중년 여성들의 멘토로 자리 잡았고, ‘집사부일체’와 ‘미운 우리 새끼’ 같은 프로그램에서도 특유의 따뜻하고 유머러스한 면모로 대중과 소통했다.
김수미의 연기력은 수많은 상으로도 증명됐다. 그는 조연임에도 연기대상을 수상한 드문 배우 중 한 명이다. 1986년 MBC 연기대상에서 주말연속극 ‘남자의 계절’에서 보여준 연기로 대상을 수상하며 독보적인 존재감을 입증했다.
절친한 언니인 배우 김혜자는 김수미에 대해 “정말 좋은 배우”라며 “한국이 아닌 외국에서 태어났다면 다양한 역할을 맡았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김수미의 연기 인생에서 가장 큰 아쉬움으로는 그가 표현할 수 있는 역이 부족했던 점을 꼽았다. 그만큼 김수미의 연기 스타일이 독창적이었다는 칭찬이라고 할 수 있다.
김수미는 지난 7월 건강 문제로 활동을 잠정 중단한 바 있다. 지난달 홈쇼핑 방송에 출연했을 당시 건강이상설에 휩싸였다. 당시 김수미 아들인 정명호 나팔꽃F&B 이사가 건강이상설을 일축한 바 있다. 김수미는 정명호 이사 외에도 슬하에 딸을 하나 더 두고 있다. 정명호 이사는 2019년 배우 서효림과 결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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