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폴란드 정상회담
北 비핵화 대응·우크라 지원·방산 협력 강화 등 공감대
김건희 여사, 동남아 순방 이후 13일 만에 대외활동 재개
윤석열 대통령이 한국을 국빈 방문 중인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과 러시아의 불법 군사 협력을 강하게 비판하며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 지원 가능성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24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두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진행한 공동 언론 발표에서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 또는 파병 의향이 있는지’를 묻는 폴란드 기자의 질문에 “살상 무기를 직접 공급하지 않는다는 대원칙을 가지고 있었는데, 북한군의 활동 여하에 따라 그런 부분에서도 더 유연하게 검토해 나갈 수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살상 무기 지원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지원은 인도적 측면에서 그간 해왔다”며 “그러나 러·북 협력을 기해 북한이 특수군을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견하면 (정부는) 단계별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또 한반도 안보에 필요한 조치들을 검토해놓고 시행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대해 “유엔(UN) 헌장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이라며 “대한민국이 이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반도와 유럽을 넘어 전 세계의 안보를 위협하는 도발이라는 점에 (두다 대통령과) 의견을 같이했다”며 “러·북 군사 협력의 진전 여하에 따라 단계별로 국제사회와 함께 필요한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폴란드는 중립국감독위원회의 일원으로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함께 노력해 왔다”며 “양국은 북한의 비핵화를 달성하고 북한 주민의 인권을 개선하기 위해 계속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우크라이나 문제와 관련해선 “우리 정부는 지난해 ‘우크라이나 평화 연대 이니셔티브’를 발표한 바 있다”며 “이에 입각하여 우크라이나의 평화와 재건을 위한 지원 방안을 (두다 대통령과) 함께 발굴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두 정상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방산·에너지 등 경제·산업 분야 협력도 논의했다. 양국은 2022년 사상 최대 규모(442억 달러·한화 약 62조원)로 체결한 K2 전차, K9 자주포, 천무, FA-50 경공격기 등 무기체계 수출 총괄계약의 원활한 이행을 위한 정상 차원의 의지도 재확인했다.
두다 대통령은 “K2 전차, 천무, K9 자주포, FA-50 전투기 등을 구입해 이미 상당수 납품받았고, 앞으로 방산 분야 협력 확대 가능성이 다대한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를 위해 양국 국방부가 긴밀히 협력하고 있고 오늘 정상회담을 통해서도 협력 증대를 적극 모색하고 있어 조만간 방산 협력에 관한 좋은 소식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두 정상은 △원자력 등 저탄소·무탄소 에너지 전환 가속화 및 에너지 안보 제고 △교통·인프라 부문 한국 기업 진출 위한 우호적 기반 마련 △배터리·미래차·생명공학 등 첨단산업·과학기술 분야 연구개발 협력 확대 △문화·인적교류 확대 등에도 뜻을 같이했다.
한편 지난 11일 동남아시아 3개국(필리핀·싱가포르·라오스) 순방 이후 공개 활동을 중단했던 김건희 여사는 이날 두다 대통령과 배우자 아가타 코른하우저 두다 여사의 국빈 방한 공식 환영식에 참석하며 13일 만에 대외 활동을 재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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