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KIA 불펜의 복덩이다.
영어공부를 하니 외국인투수들과 투구에 대한 디테일한 피드백을 주고 받는 게 용이하다는 걸 깨달았다. 피치터널을 공부하니 자신이 나아가야 할 길을 볼 수 있었다. ‘아는만큼 보인다’는 말이 이 선수를 보면 딱 맞다.
KIA 타이거즈 왼손 싸움닭 곽도규(20). 올해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드라이브라인을 다녀오며 투구매커닉을 다시 정립했다. 그러면서 피치터널에 대한 이론을 다시 한번 정리했다. 한국시리즈 대비 기간에, 자신이 야구를 잘 하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분명히 알게 됐다고 털어놨다.
올 시즌 71경기서 4승2패2세이브16홀드 평균자책점 3.56이다. 볼이 빠른 왼손 스리쿼터인데, 제구가 기복이 심한 단점을 완전히 고쳤다. 데뷔 시절 와인드업으로 던질 때 양 어깨를 두~세 차례 흔들고 투구하는 모습이 사라졌다. 언젠가부터 곽도규는 주자가 있든 없든 세트포지션으로만 던진다.
그 결과 메인 셋업맨 전상현을 바로 뒤에서 보좌하는, KIA 불펜의 특급 좌완으로 거듭났다. 고졸 2년차 좌완이 팀의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팀에서 가장 믿음을 주는 왼손 불펜으로 거듭났다. 현 시점에서 최지민, 이준영, 김대유 등등 기존 좌완들은 곽도규보다 후 순위다.
결국 이번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서 전상현, 장현식과 함께 거의 매 경기 기용될 가능성이 크다. 23일 한국시리즈 1~2차전 모두 등판하는 기염을 토했다. 1차전서는 1⅓이닝 2피안타 무실점으로 구원승을 따냈고, 2차전서는 0⅔이닝 무실점했다.
왼손 셋업맨이지만 단순히 원 포인트가 아니다. 좌우타자를 가리지 않고, 장기적으로 메인 셋업맨이나 마무리 감으로 성장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올해 KIA 마운드가 발견한 최고의 보물이다. 23일 재개된 한국시리즈 1차전서 전상현을 6회 위기에 곧바로 올린 건, 곽도규가 뒤에 버티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무엇보다 곽도규는 5라운더지만 연구하고 노력하는 선수는 1군에서 통한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라서 의미 있다. 이범호 감독이 그런 곽도규의 모습을 주의 깊게 지켜봤고, 개막전부터 홀드 상황에 내보내며 신뢰를 표했다. 그리고 곽도규는 이범호 감독의 믿음에 부응하고자 최선을 다해 1년간 달려왔다. 이제 결실의 시간이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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