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전두성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차 여야 대표 회담’을 열기로 한 가운데, 회담에 ‘김건희 특검법’이 의제로 오를지가 정치권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민주당은 의제에 특검법을 올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생’을 논의해야 한다며 맞불을 놨다.
두 대표의 ‘2차 회담’은 이 대표가 먼저 제안하면서 성사됐다. 그는 지난 2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야당 대표와도 한번 만나시길 기대한다”고 했고, 한 대표가 이 대표의 발언 후 3시간 만에 수락했다.
현재 두 대표 측은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전날(23일) 서울 종로구에서 열린 한 행사에 참여한 후 기자들과 만나 “한 대표에게 보자고 했다”며 “(언제 만날지)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도 이날 열린 최고위 후 기자들과 만나 “비공개 최고위 때 이 대표가 이해식 (당 대표) 비서실장에게 한 대표와의 회담 관련된 의제와 시기‧방식에 대해 논의를 진행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2차 대표 회담’은 이르면 내주 열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은 CBS 라디오에서 ‘(회담이) 다음 주가 될 수도 있는가’라는 질문에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 ‘의제’ 두고 ‘기싸움’
민주당은 회담 의제에 ‘김건희 특검법’을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의제에 오르지 않더라도 ‘자연스러운 대화’를 통해 논의를 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24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1차 회담 때) 해병대원 특검 문제는 공개적으로 논의는 안 했지만, 만나서 얘기를 하다 보면 (김건희 특검법) 주제가 빠질 수 없다”며 “의제로 하든 안 하든, 그건(특검법은) 자연스럽게 논의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경태 민주당 의원도 이날 SBS 라디오에 나와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선 전 국민적 관심사 아니겠는가”라며 “아마 의제를 제한하지 않고 얘기하실 것 같다. 만약에 의제를 제한한다면 대통령실이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밖에 안 되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민주당은 김건희 특검법의 내용을 수정하는 것에 대해선 우선 선을 긋고 있다. 한 대표가 김건희 특검법을 발의해야지만 협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 수석대변인은 “한 대표가 ‘내가 (특검법을) 받을 테니 논의하자’고 해야 한다”며 “(한 대표의) 모드 전환이 있어야 된다. 그게 없는 상태에서는 구체적인 얘기를 꺼낸다는 것은 어렵다”고 강조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생’을 회담 의제로 삼겠다며 맞불을 놨다. 친한계(친한동훈계)인 신지호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저희는 민생”이라며 “지난달 1일 첫 번째 회동에서 여야가 서로 인식을 공유하는 민생 현안에 대해서는 협의체를 만들어서 국회 차원에서 신속하게 처리해나가는 걸 하자(고 했다). 저희는 민생이고, 그쪽(민주당)은 아마 김건희 여사 특검법일 것”이라고 밝혔다.
친한계는 민주당의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장동혁 최고위원은 “(민주당이) 11월에 탄핵의 문을 열기 위한 특검법을 다시 추진하겠다고 한다”며 “의도가 분명한 특검법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러한 가운데 한 대표가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위증교사 사건의 1심 선고일을 언급하고, 민주당이 불쾌한 기색을 내비치면서 두 대표가 만나기 전 신경전도 이어졌다.
한 대표는 이 대표의 선고일이 있기 전까지 김 여사와 관련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이같은 발언을 했다. 그는 이날 최고위에서 “민주당 대표의 범죄 혐의에 대한 재판 결과가 11월 15일부터 순차적으로 나오게 된다”며 “민주당을 떠나는 민심이 우리에게 오게 하겠다. 그걸 위해서 변화와 쇄신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윤종군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국정감사대책회의 기자들과 만나 “야당 대표와의 회동을 앞두고 그런 식으로 관계없는 의제를 얘기하는 건 좀 치졸하다”고 직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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