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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펌 zip중탐구] “구영배 영장 기각, 수사 무력화 아냐…피해자 위해 목소리 낼 것”

아시아투데이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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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준섭 법무법인 심 변호사가 23일 아시아투데이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박서아 인턴 기자

“구속영장 기각이 수사 자체를 무력화시키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더욱 철저하고 신중한 수사를 위한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심준섭 법무법인 심 변호사는 23일 아시아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티몬·위메프 대규모 정산 지연 사태(티메프 사태)와 관련해 구영배 큐텐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것을 두고 이같이 말했다. 심 변호사는 “검찰이 충실한 증거를 확보하고 피의자의 방어권을 존중하면서도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는 방향으로 수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 변호사는 티메프 사태가 시작될 당시 피해자를 위해 목소리를 내며 주목을 받았다. 대형로펌인 법무법인 바른을 떠나 지난 4월 심규덕·최웅구 변호사와 심을 설립한 그는 법무법인 린 도산팀과 업무협약을 맺고 티메프 채권자협의회 참여 입점 업체를 무료로 모집해 경영진에 대한 형사고소 및 두 회사의 회생절차 채권자 대리를 진행하고 있다.

심 변호사는 인터뷰 내내 티메프 사태가 온라인 플랫폼 산업의 급속한 성장과 함께 드러난 구조적인 문제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판매대금이 플랫폼 업체에 집중되는 구조에서 이를 적절히 관리하고 정산하는 장치의 부재가 결국 판매자와 소비자 사이 계약 이행 문제로 번졌다”고 지적했다.

플랫폼 산업에 대한 감독과 규제 체계가 현실을 따라가지 못했다는 점도 문제로 꼽혔다. 심 변호사는 “기존 규제 틀로는 전자상거래, 결제, 금융 서비스가 융합되는 복잡한 구조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 소비자와 판매자를 보호할 수 있는 새로운 규제 체계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오는 12월 27일 티메프 측이 회생법원에 제출할 예정인 회생계획안에 △채권자 권리 조정 △신규 투자 유치 등 자금 조달 계획 △사업 구조조정 및 경영 정상화 △소비자·판매자 신뢰 회복 대책 △향후 3~5년간의 구체적인 재무 전망 △회생절차 종결 후 존속 또는 청산 계획 등 구체적인 방안이 담겨야 한다는 게 심 변호사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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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준섭 법무법인 심 변호사가 23일 아시아투데이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박서아 인턴 기자

특히 심 변호사는 제2의 티메프 사태를 막기 위해 전자상거래법을 개정해 플랫폼 업체가 판매자 대금을 별도 계좌에 예치하도록 의무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플랫폼이 판매대금을 수취한 즉시 제3의 금융기관에 예치하고, 정해진 정산 주기에 따라 판매자에게 지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일정 규모 이상의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에 대해 최소자본금 요건을 도입하고, 정기적인 재무상태 보고 및 공시를 의무화하는 방안이 제시했다. 예를 들어 연간 거래액 1조원 이상 플랫폼에 대해 최소 1000억원 이상의 자본금을 유지하도록 하고, 분기별로 주요 재무제표를 공시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심 변호사는 “유동성 비율, 부채비율 등 주요 재무건전성 지표에 대한 기준을 설정하고, 이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시정 조치를 요구하거나 영업 제한을 가하는 등의 제재를 가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그는 이번 사태로 인한 피해 회복 가능성에 대해 “이번 사태로 인해 이커머스업체 투자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커진 건 사실”이라면서도 “현재 상태로 인수합병이 그대로 되겠느냐는 부분에서는 회의적이지만, 회생계획안이 인가된 뒤 투자자 입장에서 매입 비용이 많이 줄어들 경우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고 본다. 적극적인 구조조정이나 새로운 경영 전략을 통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한다면 투자할 수 있는 주체가 생기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끝으로 심 변호사는 피해자들에 대한 위로를 건네기도 했다. 그는 “판매자분들께서 부주의해서 피해를 입으셨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제도 및 관리·감독 측면에서 미흡한 면이 분명히 있었기에 끝까지 힘내서 피해 회복을 하실 수 있도록 저도 계속해서 목소리를 낼 것”이라며 “판매대금 보호 장치 마련 등 방안이 실제 법제화될 수 있도록 가능하면 관련 부처와 국회에 법률 자문을 제공하고 입법 과정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아시아투데이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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