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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공무원도 유급 노동조합 전임자가 가능해진다. 노사 법치주의를 강조한 정부는 공무원 노조 활동이 더 투명해지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를 위해 연간 최대 250억 원 규모의 세금이 쓰이고 노동계의 반발도 센 상황이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는 22일 공무원 근무시간 면제(타임오프) 심의위원회 전원회의를 열고 타임오프 구간을 정했다고 밝혔다. 공무원과 교원 타임오프 도입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지 2년 4개월, 심의위원회가 첫 논의를 시작한 지 약 4개월 만이다.
민간에 먼저 도입된 타임오프는 단체협약으로 정하거나 사용자 동의가 있는 경우 임금 손실 없이 근로시간 면제 한도에서 노조 활동을 할 수 있는 제도다. 근로시간 면제 한도 내에서 급여 지급을 유급 처리할 수 있고 인원 수도 한도 내에서 노사가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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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타임오프 한도는 민간처럼 조합원과 시간 구간이 나뉜다. 예를 들어 조합원 규모가 300명~699명인 경우 연간 최대 시간 한도가 2000시간 이내다. 700명 이상 1299명 이하는 4000시간의 타임오프가 주어진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이 구간에 맞춰 유급 노조 전임자를 두면 된다. 근무시간을 면제받는 노조 전임자를 1~2명 둘 수 있는 셈이다. 행정부 단위로 설립된 공무원 노조의 경우 교섭 등에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연 6000시간 내에서 타임오프를 추가로 부여하는 것도 가능하다.
공무원 타임오프 총량은 민간 타임오프 총량의 약 51% 수준으로 정해졌다. 만일 이 한도 최대까지 유급 노조 전임자가 활동하면 연간 약 250억 원 규모의 인건비가 필요하다. 공무원의 임금은 세금이 재원이라는 점에서 수백억 원의 세금이 노조 임금 지원에 투입된다는 것이다. 공무원 노조 활동에 대한 세금 지원을 두고 찬반은 치열했다. 2022년 1월 서울경제신문·한국선거학회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만 18세 이상 남녀 134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노조 활동에 대한 보상은 노조가 책임져야 한다’는 의견은 69.3%였다.
공무원노조 타임오프제는 현 정부의 국정과제이기도 하다. 윤석열 대통령은 2021년 12월 대선 후보 시절 관련 제도 도입을 약속한 바 있다. 타임오프 도입을 담은 공무원 노조법도 2022년 6월 국회를 통과해 시행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갖췄다.
정부와 심의위원회는 공무원 타임오프로 인해 공무원 노조 활동 자율성과 투명성이 동시에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한다. 타임오프가 시행되기 전 공무원 노조 전임자 활동은 급여 없이 휴직 명령을 통해서만 가능했다. 하지만 현장에서 휴직 없이 노조 활동을 하는 일명 ‘묵인 전임자’를 눈감아 줬다는 지적이 많았다. 타임오프 시행 이후 신고와 관리가 강화되면서 이런 행태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정부에서는 공무원 타임오프가 노조 회계 투명화와 이어지는 노사 법치주의라는 해석이 나온다. 권기섭 경사노위 위원장도 의결 후 “법과 원칙에 따른 노사 관계로 나아가는 단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공무원 타임오프 총량이 너무 부족하다는 노동계의 불만도 만만찮다. 당초 이날 심의위원회는 정부와 노동계 합의로 타임오프 구간을 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심의위원회는 합의를 못하고 표결로 구간을 정했다. 이는 예정된 결과다. 공무원 타임오프는 세금 투입 찬반 탓에 민간 타임오프보다 혜택이 적어야 한다는 게 정부의 일관된 기조였다. 하지만 노동계는 민간과 차별할 근거가 없다고 반발했다. 타임오프 한도 의결 이후 한 근로자위원은 “구조적으로 국가직 공무원이 노조 활동을 할 만큼 타임오프 총량이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가 진행된 경사노위 앞과 회의실 복도에서도 두 공무원 노조는 “민간과 차별하지 않는 온전한 타임오프를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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