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 등 제조 혁신을 이루기 위해 ‘소프트웨어 중심 공장(SDF)’을 2030년까지 세계 주요 생산 거점에 적용한다. SDF는 현대차·기아가 생산하는 전기·자율주행차 뿐만 아니라 선진항공기와 같은 미래항공모빌리티(AAM) 생산까지 담당하는 거점으로 구축될 예정이다.
현대차는 21일 경기도 의왕 연구소에서 열린 ‘이포레스트 테크데이’에서 현대차 울산 공장과 기아 화성 공장 등 국내 전기차 전용 공장에도 SDF 제조 방식을 순차 적용할 예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SDF는 2025년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전환으로 고객의 새로운 이동의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모든 것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제조 시스템 혁신을 추구하는 현대차그룹 스마트 팩토리다. 현대차그룹은 스마트 팩토리 브랜드명을 ‘이포레스트’로 명명했다.
이재민 현대차 상무는 “SDF를 도입하면 생산성 100% 증가, 생산 기간 40% 단축, 원가 50% 절감 효과를 볼 수 있다”며 “현대차가 내년 완공 예정인 울산 신공장에서 AI기술을 적용해 차세대 전기차의 품질 관리능력을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SDF에 마련된 4개 생산 거점에서 전기차 뿐만 아니라 스프트웨어 중심 다양한 신차를 유연하게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생산이 완료된 전기·자율차는 AI로 품질을 관리하고, 생산·물류 시스템 등 공장 내 모든 시스템 데이터는 물론 외부 정보까지 수집하고 분석해 빅데이터화한다. 이 상무는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다루고 활용하냐에 따라 제조 지능을 좌우한다”며 “특히 AI 영역은 기업의 성장과 미래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봇은 사람이 할수 없었던 제조 영역을 담당한다. 현대차는 세계 1위 로봇 기업 보스턴타이내믹스를 인수한 후, 국내외 공장에 로봇개 스팟 투입을 추진하고 있다. 기아 공장에 스팟 9대를 투입한 데 이어 스팟 차세대 모델 추가 투입도 준비하고 있다. 스팟은 완충 시 1시간30분 동안 차량 제조와 함께 데이터 수집과 검사 업무를 수행한다. 현대차그룹은 스팟이 스스로 배터리를 교체하는 퀵 체인지 기능을 개발했고, 이를 신형 스팟에 적용·투입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이날 SDF 관련 AAM, 로보틱스, 스타트업 등 4개 테마관을 운영해 신제조 기술 200건을 전시했다.
현대모비스, 현대로템, 현대위아, 현대오토에버, 현대글로비스, 현대트랜시스 등 6개 그룹사가 200건 가운데 28건, 스타트업이 5건 전시에 참여했다. 핵심 기술로는 물류 로봇 주행 제어 내재화 기술, 비정형 부품 조립 자동화 기술, 항공모빌리티 날개와 동체 자동 정렬 시스템 등을 꼽을 수 있다.
물류로봇 주행 제어 내재화 기술은 물류로봇을 활용한 제어 및 관제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을 내재화한 기술로, 기존 직진 이동만 가능하던 로봇과 달리 전 방향 이동이 가능해 정밀한 물류 운송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다.
비정형 부품 조립 자동화 기술은 호스류, 와이어류 등 형태가 일정하지 않은 비정형 부품을 인식하고 이에 대한 조립·체결 등 작업 명령을 내리는 프로그램이다.
UAM 동체 및 날개 자동 정렬 시스템은 높은 조립 정밀도를 요구하는 UAM 특성을 고려해 고중량의 동체와 날개를 0.001㎛(마이크로미터) 단위로 자동 정렬해가며 정밀 체결하는 기술이다.
올해 행사에서는 신제조 기술 발표 대회와 소프트웨어 유저 콘퍼런스 등 빅테크 전문기업을 초청해 세미나도 진행한다. 신제조 기술 발표 대회에서는 글로벌 생산공장의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신기술 사례를 공유하고, 소프트웨어 유저 콘퍼런스에서는 소프트웨어 활용 내재화 및 데이터 기반 업무 활성화가 가능한 분야별 성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9000명의 현대차그룹 임직원, 협력사, 대학 및 정부 연구기관 등이 이포레스트 테크데이에 참가해 미래 제조 공장을 선도할 신기술을 공유할 것”이라며 “행사를 계기로 생산 공장에 신기술 활용 분야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지웅 기자 jw0316@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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