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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불교조계종 진관사 2024년 국행수륙재(國行水陸齋)가 19일 회향식을 마무리로 대단원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9월 1일부터 49일간 열린 이번 수륙재의 주제는 ‘우리 모두를 위해’다.
약 1000명이 참석한 이날 회향식은 순국선열과 한국전 참전용사, 경찰, 소방 공무원 등 나라를 위해 헌신한 이들의 넋을 기리고 고마움을 표하기 위한 자리였다.
조계종 종정 성파스님과 총무원장 진우스님, 중앙종회의장 주경스님 등 종단 승려들이 대거 참석했다. 외빈으로는 주호영 국회부의장, 더불어민주당 박주민·김우영 의원, 국민의힘 윤영석 의원, 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이배용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 정호성 대통령실 비서관 등 정관계 인사와 우크라이나·체코·파키스탄 주한 외국 대사 등이 함께했다.
이번 회향식은 19일에 낮재와 20일에 밤재로 구성됐다. 이날 낮재 참가자들은 헌향·헌다·헌화 의식에 이어 경찰관, 소방관, 국군장병, 국가정보원 요원, 국가공무원, 집현전 여섯 학자, 전쟁 희생자 등을 위한 위패를 봉안했다. 이들을 추모하는 마음을 담기 위해 특별히 재에 쓰이는 전통 지화(종이꽃)를 무궁화로 꾸몄다.
낮재는 가마의 일종인 연(輦)을 들고 영가(영혼)를 맞이하는 시련(侍輦) 의식으로 시작했다. 이어 영가를 위로하고 법문도 들려주는 대령(對靈), 일종의 목욕탕인 관욕소에서 영가의 고단함과 번뇌를 씻어주고 깨끗한 새 옷으로 갈아입히는 관욕(灌浴) 의식이 이어졌다. 이후 신중들을 불러 도량을 수호하는 신중작법(神衆作法), 영산회상을 표현한 괘불을 이운해 도량에 거는 괘불이운(掛佛移운, 석가모니 부처님의 영산회상 설법을 재현한 영산작법 의식이 진행됐다
진관사수륙재보존회 이사장이며 진관사 주지인 법해스님은 ‘우리 모두를 위해’를 주제로 49일간 이어진 올해 수륙재에서 “나라를 위해 안타깝게 순국하신 소방, 경찰, 군인, 공무원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며 극락왕생을 축원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관사 국행 수륙재가 종교를 넘어 개인의 안녕은 물론 사회 통합과 국가가 발전하기 위해 모두 함께하는 우리 모두의 의식으로 자리매김하도록 노력하겠다”며 “이를 위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세계 곳곳에서는 질병과 전쟁, 사고로 수많은 인명이 무고하게 희생되고 있다”며 “무주고혼(無主孤魂·자손이나 모셔 줄 사람이 없어서 떠돌아다니는 외로운 혼령)을 위로하고 천도하는 국행수륙재의 봉행은 그 자체로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는 질병과 전쟁, 사고로 수많은 무고한 인명이 희생되고 있다”며 “온 세계의 모든 존재들을 차별 없이 위무하는 수륙재의 설행 공덕으로 온 인류가 상생할 수 있기를 부처님께 간절히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향식 증명 법사로 법문에 나선 조계종 종정 성파스님은 국행수륙재를 정성스럽게 마무리하는 진관사 스님들과 불자들에게 격려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성파스님은 “전 세계에 (전쟁으로) 비명횡사한 사람이 많다. (그런데 여러분들은) 시방세계 무주고혼을 불러 고구정녕하게 달래는 행사를 했다. 여러분들이 행사한 것 자체가 법문”이라며 “지옥에 떨어진 무주고혼도 이고등락(離苦得樂·고통에서 벗어나 즐거움을 찾다)할 거다. 진관사는 모범적인 사찰”이라고 치하했다.
또 성파스님은 “조고각하(照顧脚下·발 아래를 살핀다)라 했다. 먼 산만 보다 보면 헛다리를 짚어서 다친다. 자기 몸, 가정, 사회, 국가를 살피는 것이 선결문제”라며 “자기를 먼저 돌보고 나쁜 짓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수륙재(水陸齋)는 물과 육지의 홀로 떠도는 귀신들과 아귀(餓鬼)에게 공양하는 큰 재로, 진관사 수륙재는 조선 초 왕실 주도로 봉행한 것이 특징이다. 2013년에는 국가무형문화재(현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됐으며,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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