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혐의를 받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 다혜씨가 18일 경찰에 출석하면서 변호사가 보여 준 ‘우산 의전’이 논란이 되고 있다. 특별한 공적 지위가 있는 사람이 아닌데도 다혜씨가 직접 우산을 들지 않고 변호사가 우산을 받혀줘야 할 필요가 있었냐는 지적이다. 문 전 대통령이 3년 전 ‘우산 의전’이 논란이 됐을 때 했던 말도 다시 조명됐다.
다혜씨는 이날 오후 1시40분쯤 서울 용산경찰서에 출석했다. 음주운전 사건 13일 만이다. 흰 색 제네시스 G80 차량 뒷 좌석에서 변호사가 먼저 내려 검은 색 우산을 펼쳐 들었고, 이어 다혜씨가 뒤따라 내렸다. 뒷 좌석 문은 다혜씨가 닫았다. 변호사는 다혜씨의 앞머리를 살짝 매만져 주기도 했다.
다혜씨와 변호사는 함께 용산경찰서 로비로 들어가는 계단을 올라갔다. 로비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취재진으로부터 질문을 받을 때까지 변호사가 계속 우산을 받혀 들어 다혜씨가 비를 피할 수 있도록 했다.
검은 색 정장 차림을 한 다혜씨는 굳은 표정으로 심경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죄송합니다”라며 “성실히 조사 받겠다”라고 말했다. ‘당일 술을 얼마나 마셨나’, ‘차량 압류 이유는 무엇인가, ‘당시 상황을 기억하는가’ 등의 취재진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았다.
이 장면을 본 네티즌들은 인터넷 포털 사이트 기사에 “우산도 혼자 못 쓰나” “우산도 자기 손으로 안 들고 머리는 미용실 다녀왔나” 등의 댓글을 남겼다.
‘우산 의전’은 2021년 8월에도 논란이 됐다. 강성국 당시 법무부 차관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입국한 특별기여자 관련 기자회견을 충북 진천군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앞 도로 위에서 했다. 당시 코로나19 방역수칙 때문에 실내에서 기자회견을 하려면 참여할 수 있는 기자 수가 제한됐고, 결국 많은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야외에서 진행됐다.
이 때 법무부 차관 보좌관은 방송 생중계 화면에 걸리지 않도록 강 전 차관 뒤에서 무릎을 꿇은 채 우산을 높이 쳐들었다. 이를 두고 비판 여론이 거세자, 문 전 대통령은 공직 사회에서 필요 이상의 과잉 행위를 자제해야 한다는 경고성 메시지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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