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여섯 달째 내수 회복 조짐을 진단하며 경제 회복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이어가고 있다. 물가 안정세도 확대됐다고 진단했다.
기획재정부는 18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0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물가 안정세가 확대되는 가운데, 수출·제조업 중심의 경기 회복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며 “설비투자·서비스업 중심의 완만한 내수 회복 조짐 속에 부문별 속도 차이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달에 이어 설비투자 외에도 ‘서비스업’에서 내수 회복 조짐이 보인다고 평가했다. 지난달에는 수출·제조업 중심 경기 회복 흐름이 ‘견조하다’고 봤지만, 이번 달에는 그 표현이 빠졌다.
지난달에 이어 물가 안정세는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여전히 물가 안정에 대한 정부의 자신감을 보여주는 표현이다. 국제 유가 하락에 따라 석유류 가격이 크게 떨어지면서 9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1.6% 상승해 물가 상승 폭이 둔화됐다.
정부의 이러한 낙관적 전망과 달리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내수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KDI는 ‘10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이 양호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으나, 건설 투자를 중심으로 내수 회복이 지연되면서 경기 개선이 제약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KDI는 올해 내내 내수에 대해 ‘둔화’와 ‘회복 지체’ 등 부정적인 평가를 이어오고 있다.
최근 주요 내수 지표를 보면 8월 소매 판매는 증가했지만, 건설 투자는 여전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소매 판매는 전월 대비 1.7% 증가했으나, 전년 동월 대비 1.3% 감소했다. 건설 투자는 전월 대비 5.4%, 전년 동월 대비 9% 감소하며 부진이 지속됐다. 건설수주 증가는 중장기 건설 투자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낮은 아파트 분양 물량은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생산 부문에서 서비스업 생산은 9월 전월 대비 0.2%, 전년 동월 대비 0.9% 증가했다. 서비스업에서 소상공인 체감경기 및 온라인 매출 증가는 긍정적 요인으로, 주식 거래대금 감소와 고속도로 통행량 증가세 둔화는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됐다.
정부는 신용카드 승인액과 자동차 내수 판매량 증가를 내수 지표의 긍정적 요인으로 꼽았다. 그러나 소비자 심리지수 하락은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정부는 9월 물가 상승 폭이 둔화됐으며, 고용 시장에서는 취업자 수가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9월 소비자물가는 햇과일 가격 하락과 국제 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농산물 및 석유류 가격 상승세가 둔화되면서 전년 동월 대비 1.6% 상승해 전월(2.0%)보다 상승 폭이 축소됐다. 9월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14만 4000명 증가했으며, 실업률은 2.1%로 전년 동월 대비 0.2%p(포인트) 감소했다.
글로벌 경제는 교역 개선, 주요국 통화정책 기조 전환 등으로 전반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지역별로 회복 속도에 차이가 있다고 분석됐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지역 분쟁 확산 우려, 원자재 가격 변동성, 주요국 경기 둔화 우려 등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물가 안정 기조를 확고히 하고, 소상공인 맞춤형 선별 지원과 내수 보강을 통해 민생 안정을 위한 정책 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며 “국민 삶의 질 제고와 경제의 지속 가능성을 강화하기 위한 역동적인 경제 로드맵을 함께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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