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그런데 자리가 없어요.”
KIA 타이거즈는 올 시즌 타율 0.301을 기록했다. 주전 라인업의 무게감만 따지면 리그 최강이다. KIA가 현재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삼성 라이온즈, LG 트윈스보다 근본적으로 ‘힘의 우위’를 점한다고 평가받는 결정적 이유다.
박찬호(유격수)~소크라테스 브리토(좌익수)~김도영(3루수)~최형우(지명타자)~나성범(우익수)~김선빈(2루수)~이우성(1루수)~김태군(포수)~최원준(1루수). 지난 14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연습경기 선발라인업이었다.
실제 21일로 예정된 한국시리즈 1차전 선발라인업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 현 시점 KIA가 꾸릴 수 있는 베스트라인업이다. 이대로 한국시리즈 전 경기를 치러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그런데 이들 외에 타격기회를 꾸준히 얻어도 무방한 선수가 적지 않은 게 KIA의 또 다른 강점이다.
즉, 대타 감이 차고 넘친다. 오른손타자 변우혁과 이창진, 왼손타자 한준수와 고종욱, 서건창이 대표적이다. 사실상 대타로 역할이 제한되는 고종욱을 제외한 4명은 한국시리즈 엔트리 승선 자체는 확정적이다.
변우혁과 한준수는 한 방이 있다. 아직 거포로서 잠재력을 다 터트리지 못했다. 그러나 일발장타력이 이들의 최대매력이다. 한준수의 경우 한승택이라는 또 다른 백업포수가 있기 때문에 대타로서의 활용도가 있을 전망이다.
고종욱은 대타에 특화된 전문가다. 올해 28경기 출전에 그쳤으나 대타 타율 0.333이었다. 서건창과 이창진은 출루가 필요할 때 활용될 수 있는 카드다. 특히 이창진은 올해 출루율이 무려 0.401.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했을 뿐 리그 탑클래스다.
변우혁은 1루와 3루, 서건창은 1루와 2루, 이창진은 외야 전 포지션. 수비에서의 활용도도 높다. 이것을 감안한 대타 기용도 가능하다. 그런데 이범호 감독은 지난 15일 함평챌린저스필드에서 훈련을 지휘하다 난색을 표했다.
“그런데 자리가 없어요.” 매우 현실적인 얘기다. 주전라인업이 그만큼 탄탄하기 때문에 딱히 대타를 쓸 타순도, 타이밍도 마땅치 않다는 의미. 이범호 감독은 난색을 표하면서도 한편으로 든든한 느낌일 것이다.
그래도 이범호 감독은 만약의 만약을 대비해 대타 활용구상도 정리한 듯하다. “우혁이는 왼손투수 공을 잘 친다. 오른손투수가 나올 땐 건창이하고 준수가 있다. 준수를 스타팅 포수로 내면 공격적인 상황을 보면 좀 더 길게 가도 된다. (김)태군이 자리에 찬스가 걸리면 준수를 2~3이닝 쓰면서 뒤에 (한)승택이를 놔두면 된다. 창진이는 출루율이 좋은 선수다. 엔트리에 들어갈 선수들이 어떤 컨디션인지, 누구에게 강한지도 체크해야 한다”라고 했다.
참고로 올해 KIA의 정규시즌 대타타율은 무려 0.340이었다. 2위 LG(0.259)에게 1할 가까이 앞선다. 대타타율은 0.259만 돼도 훌륭하다는 게 드러난다. 하물며 3할4푼이라니. KIA 방망이가 그만큼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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