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연미선 기자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내에선 온라인쇼핑 플랫폼과 택배 배송서비스가 급격한 발전을 이뤘다. 업계서는 국내 공급자들의 경쟁이 소비자 편익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치열해지고 있는 데다 최근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이 시장에 뛰어들면서 더욱 격화된 점이 영향을 미쳤다고 풀이했다.
◇ 사용자 1,500만명 달한 ‘알리‧테무’, 국내 택배사 새 동력으로
대한상공회의소(이하 대한상의)가 국가물류통합정보센터의 자료를 분석한 ‘택배 산업 현황 및 성장 요인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연간 택배 물량은 51억5,000만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팬데믹이 시작됐던 2020년(33억7,000만건)보다 52.9% 증가한 수준이다. 1인당 연간 이용 건수로는 100.4건에 달했다.
특히 온라인 유통과 연동된 성장세를 보여왔던 택배 시장은 2022년을 전후로 성장 추세가 갈리기도 했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지난해 택배 물량은 전년 대비 22.5% 증가했지만, 이커머스 시장은 오히려 엔데믹의 영향으로 같은 기간 4.8%에 그쳤다.
이를 두고 대한상의는 “알리‧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업체들이 초저가 상품과 강력한 마케팅으로 국내서 영향력을 키워나간 가운데, 국내 택배사들도 이들 업체의 물량을 빠르게 처리하면서 새로운 동력 확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들의 국내 시장 진입으로 국내외 공급자 경쟁이 심화된 것이 택배 시장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고 덧붙였다.
소비자 데이터 분석 기관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종합몰 애플리케이션(앱) 설치자 수 3‧4위에는 테무와 알리익스프레스가 올랐다. 세부적으로는 쿠팡이 3,524만명으로 1위였고 그 뒤를 △11번가(2,151만명) △테무(1,631만명) △알리익스프에스(1,429만명) △G마켓(1,477만명) 등이 뒤따랐다.
실제 앱 사용자를 기준으로 하면 △쿠팡(3,183만명) △알리익스프레스(907만명) △11번가(747만명) △테무(691만명) △G마켓(538만명) 순이었다. 쿠팡‧11번가‧G마켓 등 기존 국내 이커머스 업체 사용자 수에 1,500만명의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사용자가 더해지면서 배송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 ‘소비자 편익’ 중심으로 성장해 온 택배산업… ‘환경’은 과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28조8,51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팬데믹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67.5% 큰 폭으로 뛰어오른 수준이다.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019년 136억원을 지나 △159억원(2020년) △190억원(2021년) △211억원(2022년) 등을 기록했다.
팬데믹 기간 택배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자, 택배 시장에서는 넘쳐나는 소비자들을 사로잡기 위한 전략이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빠른 배송과 편리한 환불 등 소비자 편익을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성장한 것이다.
대한상의는 “업체 간 치열한 시장 경쟁도 택배 시장을 키운 중요한 요인”이라면서 “특히 배송 속도가 경쟁 우위 및 차별화 요소로 부상하면서 이커머스‧택배 기업은 풀필먼트 구축을 통한 빠른 배송서비스를 제공하며 고객 유치 경쟁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배송 전선이 익일배송과 새벽 배송을 넘어 당일배송으로 확대됐다는 설명이다.
마종수 한국유통연수원 교수는 “이커머스사의 빠른 배송에 대응하기 위한 풀필먼트 내재화 경쟁이 이커머스 시장으로 고객 유입을 촉진하고 택배 물동량 증가로 연결됐다”면서 “이는 이커머스와 택배 시장이 동반 성장하는 중요한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멤버십을 통한 무료 배송‧반품 등과 같은 혜택이 소비자가 배송서비스를 지속 이용하게끔 하는 락인(Lock-in)효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 비용 절감을 위한 물류 효율화 등도 성장 요인으로 꼽혔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택배 평균단가는 2012년 2,506원에서 2021년 2,366원으로 5.6% 감소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택배 물량 증가에 따른 일회용기와 과대포장 등의 부작용이 발생하는 만큼 재활용‧재활용과 친환경 포장 등에 대한 기업의 관심도 함께 제고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택배산업 발전의 이면에 놓인 환경 문제에 대한 논의가 빠지면 안 된다는 지적이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