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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노이드 로봇 등 차세대 분야 발굴…’연합 AI 전략’ 펼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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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노이드 로봇 등 차세대 분야 발굴…'연합 AI 전략' 펼쳐야'
피규어AI의 휴머노이드 로봇 ‘피규어 원'(Figure 01)’ 사진 제공=피규어AI

인공지능(AI) 연구자들의 과학분야 노벨상 수상은 AI의 파급력을 인정하면서 국가 AI 전략을 재점검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정부가 2027년까지 미국과 중국과 함께 ‘AI 3대 강국(G3)’ 반열에 오른다는 목표를 내걸고 진흥책을 펴고 있지만 글로벌 AI 생태계에서 탄탄한 입지를 확보할 수 있는 보다 구체적이고 치밀한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AI 분야에서 차세대 선도 분야를 발굴하고 지속적인 민·관의 투자가 보장되는 한편 반도체·배터리·바이오·자동차 등 전문 산업과 결합된 ‘연합 AI’ 전략을 펴야 한다고 조언한다. 아울러 정보기술(IT) 강국으로 발돋움했던 2000년대 초반처럼 AI 활용 문화가 사회 저변에 확산되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휴머노이드 로봇 등 차세대 분야 발굴…'연합 AI 전략' 펼쳐야'

우리나라가 글로벌 AI 생태계에서 한 축을 담당하려면 선도할 수 있는 분야를 정하고 집중적인 투자를 통해 기술 확보에 나서야 한다는 조언이다. 오는 18일까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에서 열리는 국제로봇학술대회에 참석하고 있는 장병탁 서울대 AI연구원장은 “아부다비에 전 세계 로봇기업과 AI 업체가 대거 모여든 것은 로봇과 AI의 결합을 통해 새로운 시장이 열릴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휴먼노이드 로봇은 아직 초기상태지만 AI가 적용되면서 터미네이터 같은 로봇이 출현하는 시대가 머지 않아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빅테크들의 앞서가는 기술을 추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휴머노이드 로봇 같은 분야는 지금도 늦지 않다”면서 “제조업 경쟁력을 활용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덧붙였다.

협업 시너지 창출도 중요한 전략으로 꼽혔다. AI반도체 기업인 딥엑스 김녹원 대표는 한국과 기술 경쟁력이 비슷한 대만 사례를 언급하며 “기술 자생력이 있더라도 글로벌 경쟁에서 홀로서기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라며 “여러 국내 기업의 기술력을 모아 시너지를 올리면서 또 다른 시장을 개척해 가는 기술협업 방식이 거대 글로벌 AI기업들과 맞설 수 있는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경전 경희대 경영학·빅데이터응용학과 교수도 ‘연합 AI 전략’을 제안했다. 이 교수는 한국 AI 생태계에 대해 “우리나라는 투자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니 기술력이 뒤처지고, 국내 기술을 활용하지 않다 보니 투자가 늘지 않는 악순환에 빠질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상황을 기업이나 연구소 간 연합전략으로 돌파할 수 있다는 게 이 교수의 해법이다. AI 기업 간의 협업뿐 아니라 기존 산업 영역과도 연합하는 전략을 펴야 한다는 조언이다.

배경훈 LG AI연구원장도 반도체·배터리·바이오·자동차 등 한국이 강점을 가진 산업 영역과 결합된 AI 전환(AX) 전략을 펴야 한다는 조언했다. 배 원장은 “AX 과정에서 정부의 의지와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AI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기업뿐 아니라 정부 중심으로 양질의 데이터 공유 체계를 강화하고 AI 기업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가AI위원회를 출범시키고 민간 투자를 확대하는 등 정부가 총력전을 펴는 가운데 효율성 역시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교수는 “한국은 미국에 비해 민간투자 규모는 100분의 1도 안되는 수준”이라며 “정부가 2027년까지 AI 분야에 65조 원의 투자를 공언한 것은 민간 투자를 활성화하는 마중물이 될 수 있겠지만 효율적인 배분이 이뤄져야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제프리 힌튼 교수가 캐나다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았지만 큰 규모는 아니었다”며 “작지만 지속적인 투자 지원이 연구를 이어갈 수 있는 지속성을 보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가AI위원회 부위원장인 염재호 태재대 총장은 ‘AI G3’로 도약하려면 사회 전반에 AI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문화를 확산시킬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기업 업무에 AI가 도입돼 기존 단순 업무를 줄이면서도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하는 업무에는 인재를 집중시키는 식의 인력 운용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AI가 일자리를 없앨 것이라는 우려를 해소하고 적극적인 활용으로 AI와 공존하는 문화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염 총장은 “2000년대 초반 IT 강국 초석을 쌓았던 초고속 인터넷망 확충이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졌던 것처럼 문화가 먼저 선행돼야 투자, 지원, 개발의 선순환이 이뤄질 수 있다”고 부연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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