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전체 취업자 수는 14만여명 늘었지만, 건설업과 도소매업에서는 각각 10만명 넘게 취업자가 감소했다. 특히 건설업 취업자 수는 2013년 이후 최대 폭으로 감소하며, 50대 남성 고용에 큰 타격을 줬다. 도소매업도 50대 여성 고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층의 고용 상황 역시 악화하고 있으며, ‘쉬었음’ 청년 비율은 44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
16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는 2884만2000명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14만4000명 증가했다. 취업자 수 증가 폭은 지난 5월 8만명, 6월 9만6000명에서 7월 17만2000명으로 10만명대를 회복한 뒤, 8월부터 석 달 연속 10만명대를 기록하고 있다. 연초 30만명을 웃돌던 증가세와 비교하면 고용 창출력이 둔화한 것이다.
◇ 찬 바람 부는 건설·도매업 일자리
산업별로 보면, 지난달 건설업 취업자는 10만명 줄어 2013년 10차 산업 분류 개정 이후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 고금리로 인한 수주 감소가 주된 원인으로, 건설업 취업자는 5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도소매업 역시 10만4000명이 줄어 7개월째 감소세가 이어졌다. 이는 2021년 11월(-12만3000명) 이후 최대 폭 감소로, 전자상거래 확산과 무인 판매 시스템 도입 같은 산업 구조 변화에 최근 내수 부진이 더해진 결과로 해석된다.
이 같은 건설업과 도소매업의 취업자 감소는 50대 고용에 직접적인 타격을 줬다. 50대 남성은 건설업 일용직에 많이 종사하며, 50대 여성은 도소매업에 종사하는 경향이 강해 두 산업의 악화가 50대 고용률 하락으로 이어졌다.
실제로 50대 고용률은 77.6%로 0.3%포인트(p) 하락하며 6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60대와 30대 고용률은 각각 0.4%p, 0.8%p 상승했다. 다만 고용률만 놓고 보면 50대 고용률은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50대 남성의 건설업 종사 비율이 높아, 일용직 감소가 이들의 고용 상황에 큰 영향을 미쳤다”며 “50대 여성들이 많이 일하는 마트에서 셀프 계산대 도입이 늘어나면서 도소매업 임금 근로자 수가 감소한 것도 고용 악화의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 막막한 청년 고용률… ‘쉬었음’ 비율 44개월 만에 최대
청년층 고용 상황이 악화하며 ‘쉬었음’ 인구는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 비경제활동인구는 1621만5000명으로 5만4000명 증가했고, 그중 ‘쉬었음’으로 분류된 인구가 23만1000명 늘었다. 특히 청년층에서만 6만9000명이 증가해, 2021년 1월(11만2000명) 이후 44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을 기록했다.
이런 현상은 공채에서 수시 채용으로 고용 시장이 변화하면서 취업 희망보다는 일시적으로 취업을 포기한 ‘쉬었음’ 상태를 선택하는 경향이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청년층은 구직 과정에서 공채의 감소와 불확실한 채용 환경에서 취업을 준비하는 대신 잠시 쉬는 선택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성중 기획재정부 인력정책과장은 “취업 의사가 없는 분들이 늘어나 구직 단념자도 늘어나고 있다”며 “과거와 달리 이직과 전직이 활발한 부분도 ‘쉬었음’ 증가에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정부는 취업자 수 증가세가 전월보다 확대되며 전반적으로 고용 상황이 양호하다고 평가하면서도, 청년층과 건설업 같은 고용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음을 인정했다. 이에 맞춤형 일자리 지원과 내수 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다음 달에는 ‘2차 사회 이동성 개선 방안’을 발표해 취약계층의 고용을 돕는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건설업 취업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숙련 인력의 대우를 개선하고,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취업 교육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