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보식의언론=김선래 기자]
걸그룹 뉴진스 멤버 하니가 15일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국회로 들어오는 순간 출입문 바로 옆에서 앉아있던 중년 여성이 신난 표정으로 일어나서 동영상을 촬영헸다. 휴대폰을 들여다보며 자신이 찍은 영상에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는 것 같았다.
그녀는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 인사청문회 때 예의와 품격을 가르치던 최민희 과방위원장이었다. 최 위원장은 하니를 촬영하는데 가장 좋은 위치를 확보하고 있었다. 국회 경호인력이 ‘높으신 위원장님’이라 눈감아 줬을 것이다.
최 위원장은 하니가 국회 출입인 명부에 기재를 할 때도 따라가 바로 곁에서 계속 촬영을 이어갔다. 최 위원장은 자신의 딸이 부탁을 해서 그렇게 찍고 있다고 즐거워했다.
최 위원장은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 인사청문회에서 이 후보를 모욕주기 위해 “나이가 몇 살이냐?”고 물은 적이 있다. 국회에서 사심을 갖고 하니의 동영상을 찍고 있는 최 위원장의 나이는 얼마인가. 국회의원 어머니에게 그런 부탁을 한 최 위원장의 딸도 중고생이 아니라 30대쯤 될 것이다.
‘돈이 없지 가오가 없나’라는 어떤 영화의 대사가 떠오르는 장면이다. 최민희에게는 휘두르는 의원 권력은 있지만 의원으로서의 ‘가오’는 없다고 해야 할 까.
그 뒤 국회 과방위에서 방송통신위원회 대상 국감이 시작되자, 국민의힘 박정훈 의원이 최 위원장에게 “위원장이 뉴진스 ‘사생팬’인 것 같다. 어떻게 위원회가 진행 중인 시간에 뉴진스가 있는 그 방을 따로 가서 만나볼 수 있나”라고 말했다.
최 위원장이 오후 국감 질의 시간 도중 민주당 김현 간사에게 위원장석을 맡기고 국회 내에 대기 중이던 하니를 따로 만나고 온 것이 아니냐는 취지다.
이에 최 위원장은 “하니를 만났다”면서도 “나는 상임위가 진행 중일 때는 위원장실에 있었다”고 반박했다.
박 의원은 “다른 상임위의 참고인을 최 위원장이 본인의 특권을 이용해서 따로 만난 것”이라고 거듭 지적하면서 “하니를 만난 정확한 시간을 말하라”고 요구했다.
최 위원장은 “나는 오후 2시에 들어와 회의를 주재했고 잠시 뒤 김현 간사에게 회의 주재를 부탁하고 위원장실에 앉아 있었다”며 “(회의시간이 아닌 다른 시간에) 그쪽의 ‘콜'(연락)을 받고 간 것뿐”이라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별도 입장문에서 “뉴진스 사태에 대해 방송을 소관하는 과방위원장으로서 꾸준히 관심을 가져왔다”며 “이에 환노위 수석전문위원이 면담 자리를 마련해 해당 장소에 갔지만 국감 속개시간이 임박해 인사만 나눈 뒤 위원장실로 돌아왔다”고 추가로 설명하기도 했다.
하니는 아이돌 따돌림과 직장 내 괴롭힘 문제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감 참고인으로 온 것인데, 하니 측에서 과방위원장인 최민희 의원에게 연락을 과연 했을까. 최 의원이 환노위 수석전문위원에게 하니와 자리를 마련해달라고 부탁했을 가능성이 더 높다.
여야의 언쟁이 길어지며 서로를 향한 고성이 오갔고 결국 최 위원장은 정회를 선포했다. 여당 의원들은 국감장에서 퇴장했다.
‘최민희 보유국 만세’라는 말밖에는 달리 코멘트할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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