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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한 경찰관이 술에 취해 택시기사를 폭행한 사건을 두고, 경찰과 검찰이 이례적으로 각기 다른 법리 해석을 내놓으며 대립했다. 경찰은 경찰관의 행위가 폭행으로 볼 수 없다며 두 차례 불송치 결정을 내리며 사건을 종결하려 한 반면, 검찰은 거듭 재수사를 요청하며 이 사건을 재판으로 끌고 갔다.
1년에 걸친 양측의 양보 없는 법정 공방 끝에 최근 대법원은 검찰의 손을 들어주며 경찰관의 폭행 혐의를 최종 확정했다.
이들 수사기관의 대립은 2022년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경찰관 A씨는 2022년 5월 20일 밤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 앞에서 술에 취한 채 택시에 올라탔다. 그는 운전 중이던 택시기사 B씨(72)에게 욕설을 퍼부었고, 목적지인 약수역에 도착해선 요금을 지불하지 않고 소동을 피웠다.
B씨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고, A씨는 출동한 경찰관에게 자신의 주거지로 이동하면 요금을 지불하겠다고 약속하며 B씨 차량을 타고 자택으로 향했다.
하지만 A씨의 막무가내 행동은 멈추지 않았고 목적지에 도착해선 B씨의 어깨를 잡아끌며 폭행했다. B씨는 경찰에 도움을 다시 요청했고, A씨는 폭행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경찰은 B씨의 진술을 바탕으로 사건을 조사했고, 이 과정에서 B씨의 진술이 번복됐다. B씨는 당초 “A씨가 욕설과 함께 어깨를 잡아끄는 폭행을 가했다”라고 진술했으나 조사 도중 “약간의 시비는 있었으나 폭행을 당한 것은 없다”라는 취지로 말을 바꿨다.
이러한 진술 번복을 바탕으로 경찰은 A씨의 행위가 폭행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사건을 불송치 결정으로 종결하려 했다.
그러나 검찰은 경찰에 이의를 제기했다. 검찰은 피고인의 행위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운전자 폭행)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보고 경찰에 재수사를 요청했다. 경찰은 재수사에 착수했지만, 다시 한 번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검찰은 두 차례 경찰 불송치 결정에도 폭행 혐의가 인정된다고 보고 A씨를 재판에 넘겼다.
1심 법원은 A씨의 행위를 운전 중인 피해자에게 물리적 위협을 가한 폭행으로 판단하고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법원은 “A씨의 행위는 폭행죄에서 말하는 폭행에 해당한다”며 “피해자의 신체적 피해가 경미하고,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은 점 등을 양형에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A씨는 단순 신체 접촉에 불과하다며 항소했으며, 검사는 형량이 너무 가볍다며 항소를 제기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1심 판결을 유지하며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2심 법원은 “A씨가 B씨에게 물리적 폭력을 행사한 사실이 인정되며, 이는 운전 중인 피해자의 안전을 위협한 중대한 행위”라며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검사의 형량 강화 요구에 대해서도 “1심의 벌금형이 합리적인 범위 내에 있다”고 판단하며 기각했다.
A씨는 대법원에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이를 기각하며 유죄를 최종 확정했다. 대법원은 “A씨의 행위는 운전자 폭행에 해당하며, 원심 판단에 법리적인 오류가 없다”며 상고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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