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한국형발사체 누리호와 달탐사선 다누리호 성공 등 우리나라 우주연구의 산실로 꼽히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홍역을 앓고 있다. 많은 인력이 산업체와 학계, 창업 등으로 떠나는가 하면 사측과 노조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전국과학기술노동종합(노조)는 “항우연 상황이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악화 일로를 걷고 있으며, 무능하고 무책임한 원장은 여기에다 기름을 붓고 있다”는 성명서를 15일 발표했다.
노조 측은 “2023년 9월 4일부터 2024년 3월 27일까지 무려 206일 동안 진행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특정 감사는 그 기간도 이례적이었을 뿐 아니라 항우연 연구자들은 감사 조사를 받느라 연구 업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없을 지경이라는 현장의 불만이 터져나올 정도”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항우연 측은 “과기정통부의 감사가 여러 건 진행됐는데 노조와 관련해서는 근태와 수당에 대한 감사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과기정통부가 징계를 요청했고 이에 따라 징계위원회가 열릴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노조 측은 사측이 노조의 요구를 무시하고 있다고 맞섰다. 노조 측은 “항우연 지부에서 객관적 외부 인사 중심으로 노사가 합의해서 징계위원회를 꾸리자고 제안했는데 무시했다”며 “10월 17일 항우연 국정감사를 앞두고 갑자기 급발진을 하면서 10월 31일 징계위원회 개최를 강행하겠다고 선언했다”고 지적했다.
단체협약 등을 보면 노사 합의 없이 독단적으로 징계위원회를 구성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노조 측은 다른 정부출연연구소와 비교했을 때 턱없이 낮은 항우연 임금 상황도 문제라고 진단했다.
노조 측은 “비숫한 업무를 수행하는 원자력연구원이나 국방과학연구원 등 다른 출연연에 비해 20% 이상 임금이 낮은 항우연의 열악한 처우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항우연 측은 “초봉이 다른 출연연보다 매우 낮은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위로 올라갈수록 점점 증가해 평균으로 보면 25개 출연연 중 10위 안팎에 있다”고 반박했다.
열악한 처우와 여러 갈등으로 항우연을 떠나는 이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노조 측은 우려했다. 노조 측은 “열악한 처우와 전망의 부재, 혼돈의 항우연에 지친 연구자들은 2022년에 10명, 2023년에 17명으로 지속적으로 이직 숫자가 늘어났다”며 “올해 10월초까지 벌써 22명이 이직했고, 연말까지 연구자들이 추가 이직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항우연 측은 “이직하는 이들은 학교로 가거나 산업체로 이직하거나 창업을 위해서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조 측은 “항우연이 무너지면 대한민국의 우주개발과 우주산업도 무너질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 이상률 원장의 무능과 무책임이 항우연의 역량을 깎아 먹고 있고 우주개발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노조 측은 “항우연지부 전현직 간부에 대한 과기정통부의 보복성 표적감사를, 윤석열 정부의 항우연 노동조합에 대한 노동탄압이자 국가 우주개발 역량 파괴 행위로 규정하고 이에 맞선 단호한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며 “항우연 지부와 조합 간부에 대한 전방위적 노동탄압을 중단하고 무능과 무책임한 이상률 원장은 지금 당장 항우연을 떠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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