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재단에 한국 출신 수상자가 3명으로 등재된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인 노벨상 수상자는 김대중 전 대통령(노벨평화상), 한강 작가(노벨문학상) 두 명이다.
그런데 노벨 재단 기록엔 세 명의 한국 출신 수상자가 등록돼 있다. 1987년 노벨화학상을 받은 유기화학자 찰스 피더슨(1904~1989)을 한국 출신 수상자로 등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피더슨은 대한제국 말기 부산에서 태어났다. 그는 노르웨이인 아버지(브레데 피더슨)와 일본인 어머니(야스이 타키노) 사이에서 태어났다. 피더슨은 평안북도 동부에 있는 미국인 소유 운산 광산의 인근에 있는 광산촌에서 자랐다. 이렇게 어린 시절을 한국에서 보냈지만 이후 일본을 거쳐 미국에서 학업을 이어갔다. 그는 미국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하고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MIT)에서 유기화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아버지 돈으로 석사 과정까지 다닌 피더슨은 자신이 직접 돈을 벌어야겠단 생각에 화학회사인 듀폰에 연구원으로 들어간다. 그렇게 듀폰에서 근무하던 피더슨은 1967년 크라운 에터(Crown Ethers)라는 유기화합물을 발견했고, 이 발견으로 1987년 노벨화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당시 프랑스의 장마리 렌과 미국의 도널드 크램도 공동수상했다. 피더슨은 박사 학위 없이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최초의 인물이기도 하다.
노벨은 직접 수상자의 국적을 고려하지 말라는 유언을 남겼다. 이 때문에 수상자의 국적을 기록하지 않고 오직 출생지, 사망자의 사망지만을 기록한다. 그렇게 출생지를 기준으로 기록을 남기기에 피더슨은 한국 출신 첫 노벨상 수상자란 기록을 세우게 됐다.
피더슨이 한국을 특별하게 기억했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여섯 살 때 경술국치로 인해 대한제국이 멸망했고 여덟 살 때 한반도를 떠난 까닭에 한국에 대한 추억이 그다지 많진 않았을 것이다. 어렸을 땐 한국을 일본 영토로 인식했을 가능성이 있다. 그는 한국을 떠난 후 한국으로 돌아오거나 한국을 언급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