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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수결에 좌초’된 세종국제정원박람회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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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호 세종시장이 지난 6일 단식을 시작하면서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 세종시청

[세종=위키트리 장해순 기자] 수적 우위를 앞세운 민주당 시의원들의 몽니(?)에 결국 2026세종국제정원박람회는 물거품이 될 운명에 처했다.

세종시의회(의장 임채성)는 11일 ‘2026 세종국제정원도시박람회’ 조직위원회 구성 등에 관한 추가경정예산안 14억118만원 및 ‘2024 세종 빛축제’ 추경안 6억원 등 20억118만원은 전액삭감하고, 유보금(예비비)로 의결했다.

13:7. 정확히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의원수대로 찬반이 엇갈렸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 소속 최민호 세종시장이 6일동안 단식까지 하면서 염원해 온 세종국제정원도시박람회 개최준비는 멈춰서게 됐다.

11일 오후 4시 40분쯤, 정회중인 본회의에 앞서 이날 처음 개회한 세종시의회 예결특위에서 이현정 위원장은 “세종특별자치시 제3회 추가경정 예산안 중 일반회계 세출예산은 세종시 문화관광재단, 관광활성화 지원 등 2개 사업에 20억118만원을 감액하고, 내부 유보금에 20억118만원을 증액했다”면서 “위원회의 수정안대로 의결하여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진 순서에서 이의 없이 의결됐고, 외부에 공개된 이 과정은 약 5분정도 걸렸다.

앞서 문을 걸어 잠그고 열린 예결특위 비공개 간담회에서는 토론 없이 기명투표가 진행된 가운데, 표결은 6대 4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시의회 예결특위의 더불어민주당 위원은 이현정 위원장을 포함해 6명이고, 국민의힘 소속 위원은 최원석 부위원장을 포함해 4명이다.

앞서 세종시의회 민주당 소속의워들은 제3회 추경안 중 2건을 통과시킬 수 없다고 당론으로 정했다고 공표한 결과로 분석된다.

세종시의 제3회 추경안은 곧이어 열린 본회의 안건으로 올려져 기명 전자투표 결과는 의석수 분포대로 전액삭감안이 그대로 가결됐다.

세종시의회가 11일 오후 세종시가 제출한 정원박람회 추진 예산안 전액삭감, 예비비로 돌리는 수정안을 통과시키고 있다. / 세종시의회 유뷰브 캡쳐

김하균 세종시행정부시장은 표결 후 의견 표명에서 “최민호 시장께서 절박한 심정으로 단식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오늘 최종적으로 제3회 추경 예산안이 전액 삭감된 것에 대해 참담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예산안 전액 삭감은 단순한 사업의 중단 또는 연기가 아니다. 박람회 조직과 국비를 승인해준 중앙정부, 업무협약을 맺은 국제기구 등으로부터 잃은 신뢰를 회복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또 “시의회 승인하에 작년과 올해 박람회 준비를 위해 투입된 예산 10억원은 매몰 비용이 됐고, 정부안에 반영된 국비 77억원도 받을 수 없게 됐다”면서 “박람회를 기대하며 땀흘려 준비한 농가와 관련 사업체의 허탈감과 많은 시청 공무원들의 좌절감은 짐작하기조차 어렵다”면서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최민호 시장은 정원박람회 추진 예산안 등에 대한 전액삭감이 확정되자 ‘시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이란 이메일 호소문을 배포하고, 정원박람회 추진이 무산된데 대한 참담한 심경을 토로했다.

다음은 ‘전 시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 전문.

존경하는 39만 세종시민 여러분! 세종특별자치시장 최민호입니다. 지난주 일요일부터 곡기를 끊고 세종시 미래에 대한 절실함으로 온 마음을 다해 호소해 온 저를 걱정해 주시고 응원과 지지를 보내주신 시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국제정원도시 박람회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대하신 시민들과 박람회 참여를 위해 오늘도 땀흘려 일하신 화훼·정원 농가에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먼저 제가 단식이라는 절박한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중앙부처에서 승인한 국제행사의 준비 예산을 애매한 이유로 부결한 것에 대해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잼버리 사태 이후 지자체에서 국제행사 승인을 받기 위한 절차가 매우 까다롭고 어려워졌습니다.

행안부의 중앙투자심사, 기재부의 국제행사 승인을 거쳐 국비까지 반영된 박람회의 준비 예산을 경제성, 재정난, 시급성 등의 이유로 부결한 것은 너무나 이례적인 일입니다.

둘째, 개최 시기가 지방선거와 겹쳐서 안 된다는 것은 너무 지엽적이고 편협한 생각이기 때문입니다. 박람회가 개최되는 26년 4월은 비록 선거가 있지만, 이듬해인 27년 150여 개국 15,000여 명의 선수와 임원진이 세계대학경기대회에 참여하기 위해 세종을 찾고 폐회식이 중앙공원에서 열립니다.

국제정원도시로서의 위상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친다는 것은 우리 시로서는 막대한 손실이 아닐 수 없습니다.

셋째, 제가 시민들께 직접 박람회의 필요성에 대해 알려드릴 수밖에 없는 절박한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민주당 시의원들이 지속적으로 요구한 대화와 협치에 부응하기 위해 TV토론도 수락하고 대시민 공개 토론회도 제안했지만 거절당했고, 시의원 한분 한분께 성심껏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음에도 예산안이 부결된 상황에서 시민께 직접 호소하는 방법밖에는 남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오늘 열린 세종시의회 제93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국제정원도시박람회와 빛 축제 예산이 끝내 통과되지 못했습니다.이로써 세종시는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기회와 자족 기능을 확충할 수 있는 발전 동력을 잃게 되었습니다.

박람회에 조직과 국비를 승인해 준 중앙정부, 업무협약을 맺은 국제기구 등으로부터 잃은 신뢰를 회복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며, 시의회에서 승인해 투자된 시비 10억은 매몰비용이 되고, 정부안에 반영된 국비 77억도 이제는 받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성공적인 박람회 개최를 위해 밤낮없이 일해 온 공무원들의 허탈감과 좌절감은 미루어 짐작하기조차 어렵습니다. 세종시의 미래에 막중한 책임감이 있는 시장으로서 이것이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또한, 민주당 시의원들도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정의인지 모를 리 없을 텐데 시민들의 여론을 등지고 스스로의 소신과 진실을 외면하며 일관되지 못한 모순적인 행태를 계속 보이는 것이 무엇 때문인지 잘 아시리라 믿습니다. 저는 그 점이 더욱더 안타깝습니다.

그러나, 저는 여기서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저의 진심을 이해해 주시고, 격려해 주신 시민 여러분을 위해 세종시의 발전 방향을 다시 수립하겠습니다.

세종시가 자족 기능을 확충하고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끊임없이 찾고 만들어가겠습니다.

앞으로도 시장으로서 엄중한 책무를 다할 것을 시민 여러분께 약속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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