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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계 3조 클럽은 옛말?… ‘K푸드 열풍’에 ‘4조 클럽’ 많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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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식품기업들이 올해 상반기 경기 침체와 내수 부진 상황 속에서도 이전보다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대형 식품 기업을 가르는 척도였던 매출 3조원을 달성한 식품 기업은 지난해 이미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올해 국내 식품기업들은 해외에서 K(케이)-푸드 인기를 바탕으로 반기 혹은 분기 기준으로 최대 실적을 거두고 있다. 올해부터 3조원을 넘어 4조원을 찍거나, 그에 근접하는 기업도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11일 식품업계와 fn가이드 등 컨센서스에 따르면 올해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매출 4조원 시대를 바라보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4조14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해보다 1조원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롯데칠성음료는 2011년 연 매출 2조원을 달성했다. 이어 지난해 3조원 벽을 넘어섰다. 연 매출이 2조원대에서 3조원대으로 뛰는 데 11년이 걸렸다.

반면 3조원대에서 4조원을 달성하는 데는 1년으로 충분했다. 비결은 필리핀 펩시다. 롯데칠성음료에 따르면 지난해 필리핀 펩시 매출은 9448억원에 달했다. 필리핀 펩시 매출이 급상승하면서 롯데칠성 해외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 2342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8033억원으로 3배 이상 뛰었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 같은 음료 회사는 여름에 해당하는 3분기가 성수기다. 4조 클럽 달성 여부는 3분기 성적에 따라 판가름이 날 예정이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지난해 인수한 필리핀 펩시가 올해 온전히 실적으로 잡힌다”며 “필리핀 펩시 연 매출이 1조원 규모인 만큼, 실적 예상치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래픽=손민균
그래픽=손민균

롯데에서는 롯데웰푸드가 이미 지난해 매출 4조원을 넘겼다. 롯데웰푸드는 지난해 연 매출 4조1208억원을 기록했다. 롯데웰푸드는 올해 원료 공급사 롯데상사와 합병설이 돌기도 했다. 롯데웰푸드가 롯데상사와 뭉치면 연 매출은 4조원을 넘어 5조원대를 찍을 전망이다. 롯데상사는 수입하는 유지 물량 대부분을 롯데웰푸드에 공급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와 롯데웰푸드를 제외하면 국내 식품 업계에서 매출 4조원을 넘긴 기업은 세 곳 정도다. 식품업계 맏형 CJ제일제당과 동원F&B, 대상이 그 주인공이다.

CJ제일제당은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 14조454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 27% 증가한 수치다. CJ제일제당은 CJ대한통운 실적을 제외하고도 지난 2분기 3개월 동안 2조7000억원이 넘는 식품 부문 매출을 올렸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글로벌전략제품(GSP)을 앞세워 K푸드 새 영토 확장에 집중하고 경영 효율화를 통해 질적 성장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대상은 종가 김치와 K-소스, K-편의식(HMR), 김을 4대 글로벌 중점 카테고리로 삼고 제품을 현지화해 해외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국내 김치 수출액은 상반기 기준 8200만달러(약 1100억원)다. 이 가운데 대상 종가 김치 브랜드 수출액이 4600만달러(약 614억원)에 달한다.

대상은 지난 2022년 국내 식품업계 최초로 미국 현지에 대규모 김치공장을 완공했다 지난해에는 미국 현지 아시안 식품 전문업체 럭키푸즈를 사들였다. 최근 유럽에서도 김치 수요가 늘어나자 대상은 폴란드 지역에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동원F&B는 2000년 설립 당시 매출액 735억5900만원으로 출발했다. 현재는 지난해 기준 매출 4조3608억원, 영업이익 1667억원을 기록 중이다. 동원F&B는 1982년 출시해 70억캔 이상 판매한 동원참치와 조미김 양반김을 앞세워 해외 사업에서 성과를 거뒀다.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외국인이 김치를 고르고 있다. /뉴스1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외국인이 김치를 고르고 있다. /뉴스1

식품업계에서는 보통 대형 식품기업을 구분하는 기준으로 매출 3조원을 제시한다. 2022년까지 3조 클럽에 해당하는 식품기업은 고작 네 곳에 그쳤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오뚜기, 농심 같은 기업들이 매출액을 늘리며 3조 클럽 가입 식품기업은 10곳으로 불어났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3조 클럽에 들어선 기업들이 올해도 외형을 키울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해 주요 제품들 판매 가격을 인상한 효과와 해외 시장에서 매출 확대가 연 매출 4조원 달성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요인이다. 반면 전반적인 국내 소비 심리 둔화와 원재료비 상승은 우려스럽다.

오뚜기는 올해 상반기 매출 1조7428억원, 영업이익 134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보다 각 2%, 4% 성장했다. 다만 해외 매출 비중이 10% 수준으로 아직 경쟁사보다 낮다. 농심 역시 올해 상반기 매출이 2% 늘어 1조7332억원을 달성했다. 두 기업은 올해 연 매출 3조5000억원 대를 무난히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불닭볶음면 시리즈로 인기를 끈 삼양식품은 아직 상반기 기준 매출이 8000억원대 수준이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 관계자는 “식품은 영업 이익률이 낮은 대표적인 사업이지만, 부가가치가 낮은 내수 업종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해외 시장으로 나가 수익을 올리려면 경영 효율화로 비용을 줄이고, 현지화한 제품 연구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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