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문학상의 주인공은 한국의 소설가 한강이 됐다. 한국인의 노벨상 수상은 2002년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에 이어 두번째이자, 그동안 ‘한국 문학계 숙원’으로 꼽힌 문학상 수상은 한강 작가가 사상 처음이다.
스웨덴 한림원이 10일 오후 8시(한국시간)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역사의 주인공이 된 한강 작가는 지난 2016년 ‘채식주의자’로 맨부커상 인터내셔널상을 수상한 데 이어 세계 문학 역사에 남을 노벨문학상 수상 쾌거를 올렸다.
한강 작가는 노벨문학상 수상자에게 수여되는 상금 1100만 크로나(약 13억4000만원)와 메달, 증서를 받는다. 시상식은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12월10일 스웨덴 스톡홀름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나눠 열린다. 문학상은 스톡홀름에서 진행된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그의 작품들도 다시 한번 뜨겁게 주목받고 있다. 맨부커상 수상 이후에 ‘채식주의자’를 비롯해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그린 ‘소년이 온다’ ‘바람이 분다, 가라’ 등 작품들이 다시 화제를 모았다. 작가는 2021년 발표한 제주 4‧3 사건을 다룬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로도 세상을 바라보는 날카로운 시선을 보여 자를 사로잡았다.
작가의 다양한 작품 가운데 영화로도 탄생한 소설은 2007년 출간한 ‘채식주의자’와 ‘아기 부처’ 두 편이다. 특히 ‘채식주의자’는 출간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임우성 감독에 의해 영화로 제작돼 2010년 개봉했다. 배우 채민서와 김여진, 김영재, 윤지혜, 현성 등이 출연했다.
영화는 악몽에 시달리던 주인공 영혜(채민서)가 어느 날 채식주의를 선언하고 환상에 사로잡힌다. 몇 년째 슬럼프를 겪는 영혜의 형부 민호(김혀성)는 아내 지혜(김여진)로부터 스무살까지 영혜에게 몽고반점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강력한 영감에 사로잡힌다. 영혜와 남편, 형부와 언니의 시선으로 풀어가는 이야기다.
영화 ‘채식주의자’는 한강 작가의 맨부커상 수상 직후 재개봉해 관객과 다시 만났다. 다만 지금은 VOD 서비스와 OTT 플랫폼에서 따로 공개되지 않고 있다.
또 다른 소설 ‘아기 부처’ 역시 임우성 감독이 연출해 2011년 ‘흉터’라는 제목으로 개봉했다. 깊은 상처를 지닌 두 남녀의 사랑을 그린 작품으로 배우 박소연과 정희태가 주연했다.
한강 작가는 맨부커상 수상 이후 자신의 소설에 대한 영화화 제안을 꾸준히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영화를 대표하는 한 중견 감독도 현대사를 다룬 작가의 소설의 판권을 구매해 영화로 만들고 싶다는 뜻을 강하게 밝혔지만, 소설이 영화로 만들어지는 걸 원하지 않는 작가의 뜻에서 이루지 못했다.
이번 노벨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작가의 소설 뿐 아니라 이를 옮긴 두 편의 영화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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