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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친자’ 한석규, 33년 전 MBC 전속계약서 꺼낸 포부…시청자 마음 울릴까 [ST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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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배우 한석규가 30년 만에 친정 MBC로 돌아왔다. 무려 33년 전 MBC 전속계약서까지 꺼낼 정도로 그에게 특별한 의미를 담은 작품이 시청자들의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 MBC 골든마우스홀에서 MBC 새 금토드라마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배우 한석규, 채원빈, 한예리, 노재원, 윤경호, 오연수와 송연화PD가 참석했다.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는 국내 최고의 프로파일러가 수사 중인 살인사건에 얽힌 딸의 비밀과 마주하고, 처절하게 무너져가며 심연 속의 진실을 쫓는 부녀 스릴러다. 11일 밤 9시 40분 첫 방송을 앞두고 배우들은 각자 연기에 진심으로 임했던 소감을 밝혔다.

한석규, 한예리, 노재원, 오연수, 윤경호, 채원빈 / 사진=MBC

먼저 이번 작품은 한석규에게 특별한 의미였다. MBC 20기 공채 탤런트 출신인 한석규가 ‘호텔'(1995) 이후 친정 MBC로 복귀하는 작품으로, 현장에서 33년 전 MBC 전속계약서를 꺼내 많은 주목을 받았다. 한석규는 “제가 촬영 내내 들고 다녔다. 종이 색깔이 앤틱하지 않나. 이게 1991년도 MBC 전속계약서다. 이 당시 대표이사님이 최창봉 님이셨다. 이걸 제 어머니 수첩에서 발견했다. 저한테는 의미가 굉장히 깊다. 이걸 제 어머니가 왜 가지고 계셨을까. 저한테는 이 작품이 이 일 때문이라도 특별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에게 마치 신구 선생님의 ‘처음처럼’ 같은 의미로써 뜻깊었다”며 “촬영 중 속이 부글부글할 때마다 이걸 꺼내 봤다. 송연화 감독 때문에 죽을 뻔했다. 그럴 때마다 이걸 꺼내들어서 봤다. 한번 처음처럼 작품에 임해봤다”고 말했다.

한석규는 극 중 국내 유일 경찰대 출신 프로파일러이지만 딸을 의심하는 아빠 장태수 역을 맡았다. 아내의 죽음 후 혼자 딸을 맡아 키우는 인물이다. 그는 “제가 아버지가 됐지 않나. 제게도 자녀들이 있는데 채원빈과 같은 나이다. 제가 실제로 딸의 청소년기에 ‘내가 잘못했구나’ 하고 세 번 정도 사과를 한 적이 있다. 이번 작품에서 장태수란 인물은 아버지로서 아주 못되고 딸에게 있어 절대 있어서는 안 되는 인물이다. 저는 그 점 때문에 이 드라마를 하고 싶었다. 아버지가 자식에게 아주 깊은 사과와 용서를 구한다, 그걸 뒤늦게 깨달은 아버지의 사과는 어떻게 되어야 할 것이며, 그 가족의 이야기, 아버지와 딸의 이야기를 시청자분들께 선보이고 싶은 마음에 이번 작품에 출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석규는 “이 자리는 굉장히 중요했다. MBC에서 연기자로서 출발을 했다는 것은 MBC만의 특유의 문화적인 영향이 있다”며 “제 연기 생활에 제 연기 톤, 연기 스타일, 좀 더 자유롭고 풍부하게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MBC는 저에게는 친정이다”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과거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며 “제 부모님은 제게 단 한 번도 대학 졸업하고 1년간 백수로 지낸 것에 대해 뭐라 하시지 않으셨다. 사실 그때 제 뜻에 대한 확신이 무너지고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의심이 들기도 했는데, 뭐라고 핀잔도 안 하셨다. 나중에 제가 ‘서울의 달’ 이후 잘 되고 나서 어머니께 ‘왜 혼내지 않으셨냐’고 물었더니 ‘네가 그래도 입에 풀 칠이라도 하겠지’ 이런 표현을 하셨다. 그 마음을 이 작품에 담아보고 싶었다. ‘부모로서 자식에 대한 믿음, 의심은 뭘까?’ 이런 마음이다. 이 작품을 통해서 그 점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대선배 한석규와 부녀 호흡을 맞춘 채원빈은 “부담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라며 “선배님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크게 느끼게 해주실 것 같고 제 안에 있는 걸 꺼내주실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부담감은 아니었고 선배님이 이끄는 대로 따라가겠다는 마음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자신이 맡은 역할에 대해 “하빈이라는 인물을 이해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 인물을 저로부터 출발하면 너무 과해지더라. 제가 이런 상황에 처하고 이런 일이 있다고 생각하면 촬영 초반에 감독님께서 ‘지금 감정이 좀 갔어’ 해주셨다. 촬영 초반에는 집에 가서… 왜냐하면 해소가 안 되니까다”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 정도로 인물에 몰입했던 채원빈은 “그래서 제가 중후반부부터는 내가 이런 상황에 처했을 때 ‘나는 이 상황에 어떡하지?’ 생각을 바꿔서 하니까 이겨낼 수 있었다. 감독님이 많이 도와주신 덕분이다”라고 밝혔다.

오연수는 극 중 가정을 살리려고 노력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아 가슴 아픈 상황을 겪는 엄마 윤지수 역을 맡았다. 그는 “가정에서 일어난 한 사건으로 인해 아버지가 딸을 의심하고, 저도 가정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지만 저 또한 딸을 의심하는 가슴 아픈 이야기가 있다. 가정을 살리려고 노력하지만 그게 안 된다는 점에서 가슴 아프게 찍었다”고 설명했다.

한예리는 범죄행동분석팀 범죄행동분석관 이어진 역을 맡았다. 결혼 후 3년 만의 복귀작이다. 그는 “좋은 시간을 많이 보냈다. 많은 작품이 제작되고 있는 게 아니었고, 우연치 않게 타이밍이 잘 맞았다. 잘 쉬었고 좋은 작품을 만났다”고 말했다. 이어 “이 작품이 녹록지는 않았다. 고민한 부분도 많았다. 끈질기게 서로를 잡아가면서 만들었어야 하는 작품이었다. 그래도 제가 선배님들 보다 출연을 덜하니까 ‘어떻게 하면 이분들께 좋은 에너지를 줄 수 있을까’하다가 오늘 현장에 가서 에너지를 드리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연출을 맡은 송연화PD는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는 믿음과 의심에 관한 이야기다. 보편적인 인간관계를 중심에 둔 스릴러 장르극”이라며 “나에게 가장 가까운 타인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나란 질문에서 시작한 작품이다. 베일에 싸여있는 딸과 그 비밀에 가까이 다가가는 아버지가 이야기로 다뤄지는데 장르적인 재미와 휴머니즘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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