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8인치(200㎜) 레거시(구형)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SK키파운드리와 DB하이텍이 차세대 전력 반도체로 꼽히는 GaN(질화갈륨) 반도체를 내년 하반기 양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K키파운드리와 DB하이텍은 시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 능력도 꾸준히 확대 중이다.
10일 경기도 성남 분당구 그래비티 서울판교 호텔에서 성남시 주최, 한국팹리스산업협회(KFIA),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 공동주관으로 진행되는 ‘시스템반도체 얼라이언스’ 행사가 개최됐다. 이번 행사에서는 SK키파운드리와 DB하이텍 등 파운드리 기업이 참여해 기술 설명 및 질의 응답을 진행했다.
DB하이텍과 SK키파운드리는 초미세 공정이 주력인 삼성전자나 TSMC와 달리 전력 반도체와 레거시 공정 등을 중심으로 사업을 영위한다. 8인치 웨이퍼는 12인치(300㎜) 웨이퍼보다 4인치 작은 웨이퍼다. 이런 이유로 12인치 웨이퍼가 소품종 다량생산에 적합하다면, 8인치 웨이퍼는 다품종 소량생산에 유리하다. 두 기업은 다품종 소량생산에 적합한 8인치 웨이퍼 기반 전력 반도체와 디스플레이구동칩(DDI), 마이크로컨트롤유닛(MCU) 등을 주력 품목으로 위탁 생산한다.
SK키파운드리와 DB하이텍은 내년 GaN 반도체 양산을 목표로 개발을 추진 중이라고 했다. GaN은 질화갈륨으로, 높은 전력 변환 효율성을 가지고 있다. 데이터센터와 같은 고전력 설비에 탑재돼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고, 비용 절감도 가능하다. GaN 반도체를 데이터센터에 탑재할 경우 에너지 효율을 10% 가까이 높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GaN 전력 반도체 시장은 2023년 규모 대비 약 13배 커져 2032년 64억달러까지 연평균 33%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남정엽 SK키파운드리 TL은 “GaN 반도체는 개발 완료 단계에 들어섰고, 연말부터 고객사와 협력해 내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심천만 DB하이텍 전략마케팅팀 상무는 “DB하이텍은 GaN을 개발 중으로 연내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었으나 당초 예상 대비 1~2분기 정도 늦어지고 있다”며 “내년 말부터 양산을 개시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두 기업은 SiC 반도체 개발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SiC 반도체는 이름 그대로 실리콘(Si)과 탄소(C)로 구성된 화합물 반도체다. Si 반도체와 비교해 고온과 고압, 전력 효율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존 실리콘 반도체가 고온에서 반도체 성질을 잃어버리는 반면, SiC 반도체는 온도에 상관없이 반도체 성질을 유지할 수 있어 전기차 구동을 위한 전력 관리 등을 담당하는 PCU(전력제어장치)의 핵심으로 평가된다.
남정엽 SK키파운드리 TL은 “현재 8인치 웨이퍼를 통해서도 SiC 반도체를 양산할 수 있도록 웨이퍼 제조 기업과 협력해 개발 과정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했다. 심천만 DB하이텍 상무는 “오는 2026년까지 SiC 반도체용 공정 개발을 완료하고 이후 양산에 전격 돌입할 방침”이라고 했다.
SK키파운드리와 DB하이텍은 생산 능력도 확대 중이라고 밝혔다. 남정엽 SK키파운드리 TL은 “현재 8인치 기준 월 9만5000장 수준의 생산능력을 갖췄고 추가적으로 확대 중이다”고 했다. 심천만 DB하이텍 상무는 “현재 첫 번째 생산기지에서는 웨이퍼 기준 9만1000장 수준의 생산능력을, 두 번째 공장은 6만3000장 수준을 보유하고 있다”며 “두 번째 제조 공장을 10만장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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