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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때녀’ 권형구 PD가 펼쳐나갈 스포츠 예능의 한 페이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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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저희의 방향성은 헤비팬과 라이트팬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거예요”

축구와 예능 두 마리의 토끼를 잡으려 한단다. 둘 중 하나라도 놓치는 걸 경계하며 선수들의 성장과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모두 화면 안에 담아보고 싶다는 SBS 예능프로그램 ‘골 때리는 그녀들’ 슈퍼리그·챌린지리그를 연출하고 있는 권형구 PD의 이야기다.

‘골 때리는 그녀들'(이하 ‘골때녀’)은 축구에 진심인 여자 연예인들과 대한민국 레전드 태극전사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건강한 소모임을 구축해 여자 축구의 르네상스를 펼쳐내고 있는 스포츠 예능프로그램이다. 권형구 PD는 ‘골때녀’ 멤버들로 구성된 명절 특집 예능 ‘골림픽’의 1,2회를 담당하기도 했다.

‘골때녀’는 지난 7월 10일 부로 프로그램 명 뒤에 ‘세계관의 확장’을 붙이며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실제 축구연맹처럼 ‘골 때리는 연맹’을 생성해 다양한 협업 루트를 구축했고, 팝업 스토어를 오픈하는 등 기존에 진행한 단순 리그와 예능적 차원에서 벗어난 새로운 콘텐츠를 소화하려 노력 중이다.

그러나 이 시도에는 새로운 시청자들의 유입을 막는 장벽이 될 수 있다는 단점이 있기도 하다. 이에 대해 권형구 PD는 “고민이다. 팬들은 서사와 맥락을 잘 알기도 하는데, 처음 본 분들은 어려울 것이다. ‘세계관의 확장’도 새 시청자들의 유입을 위한 수단 중 하나다. 한일전과 팝업 등 새로운 시청자 유입의 의도를 지니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여자축구의 새 지평을 열어내고 있다는 평가에 권 PD는 “지금 프로그램을 만들어 나가고 입장에서 감사하고 영광스럽다. 축구를 많은 사람들이 향유할 수 있게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자랑스럽다”라고 대답했다.

새로운 시도도 분명 존재하지만 ‘골때녀’의 정체성은 축구에 있다. 이번 ‘시즌 6’ 중 슈퍼리그를 먼저 진행하는 이유에 대해 권 PD는 “예전에는 다양한 연예인과 재밌는 경기가 사람들의 이목을 끌 것 같았다. 그런데 이젠 리그팬들이 축구를 보듯 조의 서사를 따라가는 게 더 좋을 것 같았다. 전략적으로 판단했다”라고 대답했다. ‘주 2회 방송’으로 슈퍼리그 데이, 챌린지리그 데이를 진행하는 건 어떠냐는 요청에 권형구 PD는 “그럼 제작진이 죽는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스포츠 예능 프로그램을 연출하며 다른 고충은 없었을까. 그는 “연출자가 개입할 요소가 없다”라며 “저희는 휘슬이 불리는 순간부터 제작진이 할 수 있는 게 없다. 소위 기도 메타가 된다. 이것 자체가 스포츠가 아닐까 싶었다”라고 밝혔다. 권형구 PD는 “예능의 영역이 있는 만큼 그리고 스포츠로 사랑받는 것만큼 우리가 받아들여야 하는 부분이 아닐까 싶었다. 휘슬이 불리기 전까지 룰이나 선수도입을 통해 경기가 흥미롭게 진행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가 할 일을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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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때녀’를 직접적으로 지켜보는 시청자들의 입장에서 우려와 기대가 섞이는 부분은 팀 내 새로운 멤버의 도입이다. 새 멤버의 실력에 따라 방송 내 리그의 성적이 결정되기도 하기 때문. 새 멤버 도입 기준에 대해 묻자 권 PD는 “당연히 정체성이 우선이다. 두 번째 기준은 축구 실력이다. 리그 수준 안에서 실력을 고려해 갑자기 튀어나오는 상황을 줄이려 한다”라고 대답했다. 놀라운 실력을 선보여 시청자들의 이목을 이끈 바 있는 전 국대패밀리 소속인 축구 선수 이강인의 누나 이정은에 대해서는 “저희도 너무 놀랐다”라며 혀를 내둘렀다.

‘골때녀’에서 챌린지리그에서 최하위를 기록하면 한 시즌 간 출전정지를 당하는 이른바 ‘방출’이란 수모를 겪는다. 말 그대로 한 시즌 간 방송에 출연하지 못하게 되는 페널티다. 그러나 감독들은 몇 번을 패배하더라도 책임을 지거나 물러나지 않는다. 이에 대해 권 PD는 “운영상의 문제가 있다. 감독들이 철밥통이란 말이 있는데, 이분들은 연예인이 아니지 않냐”라고 대답했다. 이어 지나치게 공격 전개 방식에서 빌드업을 강조해 피곤함을 유발하는 감독들의 현 메타에 대해서도 권형구 PD는 “사실 메타가 있다. 롱볼 축구에서 패스를 주고받고 하는 사람이 늘었고, 이제 전방압박을 하며 끊어내는 헤게모니 싸움을 하는 중인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헤게모니 싸움을 벌이며 어느덧 ‘시즌 6’을 맞이하고 있는 슈퍼리그와 챌린지리그를 변화시킬 생각은 없었을까. 그는 “변화의 시기가 오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역사 속으로 없어지진 않을 것이다. 보통 리그, 컵, 리그, 컵이 이어졌는데, 다른 형태의 리그가 올 수도 있다”라며 기대감을 심었다. 이어 변화에 대해 논의하며 ‘5:5 축구’에서 ‘6:6 축구’로의 전환, ‘공인구를 풋살공으로 교체’, ‘감독 퇴장’ 등 많은 이야기를 나눴지만, 권 PD는 “바꾸더라도 조심스럽게 갈 수밖에 없다. 킥인도 새로운 룰을 생각 중이다”라며 변화에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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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그는 “이번에 일본 측이 팀을 꾸려서 왔고, 국대팀 4팀을 모아서 나중에 컵 대회를 열 수도 있지 않겠냐. 어려움이 정말 많지만 그런 식의 세계관 확장이 이뤄지면 좋을 것 같다. 프로그램 자체가 팬들이 유입되고 새로운 선수들이 유입되며 스토리가 생겨야 좋은 구조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라며 프로그램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권형구 PD는 “프로선수들이면 연봉을 받을 텐데, 우리는 프로가 아니다. 이걸로만 먹고사는 사람들은 아니지 않냐”며 “관심을 가져주시고 사랑을 주셔서 과열되는 부분이 저희를 발전시키기도 하지만 개인의 플레이를 위축시키기도 한다. 아량 있게 봐줬으면 좋겠다. 경기 중엔 심판도 있으니 모든 건 룰 안에서 운영된다. 개인을 향한 큰 비난은 없었으면 한다”라며 선수들을 향한 악플을 지양해 달라 당부했다.

[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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