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손지연 기자 8일 22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2일 차에 접어든 가운데 여야는 정부의 국정 평가보다는 상대 당의 정치적 약점을 들쑤시는데 집중하고 있다. 이는 2023년 국정감사의 모습과 흡사하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민주당은 김건희 여사를 타깃으로 삼아 소모전을 지속하는 모양새다.
◇ 2년 연속 사법리스크 정조준
이날 오전 여야는 각각 국정감사 2일 차를 맞아 국정감사 대책회의를 진행했다. 국민의힘은 ‘오로지 민생’이라면서도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강조했다. 야당에서는 국정평가에 대한 언급 없이 현 정부의 가장 큰 리스크로 지목되고 있는 김건희 여사에 대한 의혹들에 집중하겠다고 선언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국민의힘은 ‘정쟁 국감’ 아닌 ‘민생 국감’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하지만 민주당은 첫날부터 국감장을 전쟁터 만드는데 여념없다”고 비판했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오로지 민생 정책으로 승부하겠다”면서도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 중 하나인 ‘대장동 개발 의혹’ 재판을 거론하고 나섰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의 최측근인 명태균 씨를 짚으며 국감에서도 해당 의혹에 대해 집중 공세를 펼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끝장국감, 쌍끌이 특검으로 구린내 진동하는 김건희 게이트의 진실을 밝혀내겠다”고 밝혔다.
이런 양당의 모습은 21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지난 2023년 10월 11일 국정감사 2일 차에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법무부를 대상으로 국감을 진행했다. 가장 큰 화두는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 관련 질의였다. 여당은 대장동 사건의 핵심은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이라고 주장했고, 야당은 검찰이 무죄추정의 원칙에 어긋난 수사를 하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2024년 10월 8일 법사위 국정감사는 증인 및 참고인 중 절반 가량이 김 여사 사건과 관련한 인물들로 채워지면서 사실상 ‘김건희 청문회’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여야가 격론을 펼친 부분은 이재명 대표의 ‘코나아이 특혜 의혹’과 김건희 여사의 ‘명태균 여론조사 의혹’이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시절 지역화폐 운영 대행사인 코나아이에 불법성 특혜를 제공한 정황이 있다”며 “경찰이 즉각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2021년 12월에도 국민의힘은 ‘낙전수입’(유효기간과 채권소멸 시효가 지났지만, 이용자가 사용・환불하지 않은 금액) 등 수익 특혜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경찰은 낙전수입은 채권 소멸시효에 따라 충전일로부터 5년 후에 발생하지만, 코나아이 대행 기간은 3년이라 낙전수입을 취할 수 없다고 보고 무혐의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반면 민주당은 여론조사업체 ‘미래한국연구소’ 회장으로 알려진 명태균 씨가 윤석열 당시 대통령 후보에게 제공한 무료 여론조사의 대가로 김영선 전 의원이 2022년 재보궐 공천을 받았다는 김건희 공천개입 의혹에 집중했다.
전현희 민주당 의원은 “대선 당시 깜깜이 여론조사 기관(미래한국연구소)에 26차례 걸쳐서 여론조사한 결과를 당시 윤석열 후보에게 보고한 정황이 있다”며 “김영선 전 의원을 지역 연고도 없는 곳(창원 의창구)에 공천을 했고 그 이후에 명 씨가 김 전 의원을 통해 세비 절반을 계속 받아왔다는 의혹”이라고 설명했다.
전 의원은 박성재 법무부 장관을 향해 “이 사안은 후보 매수, 직권남용죄, 공직선거법·정치자금법 위반이 될 수 있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도 선거법 위반으로 징역 2년을 받았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을 수사했던) 당시 윤석열 검사 같은 그런 검사는 지금은 없느냐”고 일침했다.
박 장관은 이에 “지금 창원지검에서 해당 부분이 문제가 있는지 수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또 ‘현재 드러난 정황으로 검사가 누구를 수사에 착수해야 하느냐’는 물음엔 “일률적으로 말씀드릴 수 없다”고 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