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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국감 오른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반복되는 ‘조세회피’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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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경훈 구글코리아 사장(왼쪽부터) , 안철현 애플코리아 부사장, 김수향 네이버 뉴스서비스 총괄전무, 허욱 페이스북코리아 부사장이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지난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경훈 구글코리아 사장(왼쪽부터) , 안철현 애플코리아 부사장, 김수향 네이버 뉴스서비스 총괄전무, 허욱 페이스북코리아 부사장이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최주원 기자】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법인세 회피 의혹이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주요하게 다뤄지고 있다. 구글, 애플, 페이스북, 넷플릭스 등 국내 상주 주요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막대한 수익에 비해 법인세 납부를 터무니없이 적게 내고 있다는 비판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에 따르면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방위에서 열린 방송통신위원회 국감에 김경훈 구글코리아 사장, 안철현 애플코리아 부사장, 허욱 페이스북 코리아 부사장 등이 증인으로 참석했다.

전날 국감에서는 국내에 진출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막대한 수익을 올리면서도 법인세를 적게 낸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이들 기업은 유튜브, 인앱 결제, 광고, 구독 등의 사업을 통해 국내에서 수익을 창출하지만 상당한 매출을 해외로 이전하며 온전히 신고하지 않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히 네이버, 카카오와 같은 국내 플랫폼 기업들이 납부하는 법인세와 비교했을 때 해외 빅테크 기업들의 법인세가 현저히 낮은 수준이라는 비판이 수년간 제기되고 있으며 보다 공정한 조세 정책을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실제 지난해 국회 과방위 소속 최수진 의원이 지난 9월 한국재무관리학회가 발표한 ‘해외 빅테크 기업 한국 법인의 매출액 및 법인세 추정’ 자료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전자 공시시스템 등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 지난해 구글코리아 12조1350억원, 넷플릭스코리아 8233억4278만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들이 실제로 납부한 법인세는 각각 155억원, 36억원에 불과했다.

반면 국내 주요 플랫폼 기업인 네이버의 2023년 매출은 9조6706원, 연간 영업이익은 1조4888억원으로 법인세 4964억원을 납부했다. 네이버의 매출액 대비 법인세 비율은 약 5.13%다. 이를 동일하게 적용한다면 구글코리아의 법인세는 약 6229억원이 된다. 애플코리아의 경우 재무제표 조정을 통해 지난 2023년, 전년 대비 약 4배 늘어난 2006억원을 납부했지만 매출 대비 비율로는 여전히 2.7%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와 관련 최수진 의원실 관계자는 “구글 본사는 서비스별 매출을 투명하게 공시하는 반면, 구글코리아는 세부 항목을 공개하지 않아 국내 영업 실적에 대한 투명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며 “법적인 제도를 마련해 이들의 조세 회피 행태를 막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국세청 세종청사 전경 [사진제공=뉴시스]
국세청 세종청사 전경 [사진제공=뉴시스]

조세 불공평 문제가 불거지자 국세청은 지난 2020년 구글코리아에 5000억원, 2021년 넷플릭스에 800억원의 법인세 추징금을 부과했다. 구글코리아와 넷플릭스는 국세청의 법인세 추징에 불복, 조세심판원에 불복신청을 냈으나 기각됐고 현재 행정소송이 진행 중이다.

구글코리아는 한국에서 발생한 수익 상당수를 서버를 두고 있는 싱가포르 구글아시아퍼시픽의 매출로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넷플릭스 역시 미국 본사에서 투자 및 제작비용을 대고 있는 만큼 구독료 수입의 80%가 현지로 이전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김경훈 구글코리아 사장은 전날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해 “구글코리아는 국내에서 광고를 재판매하는 업을 하고 있고, 관련 매출은 성실히 신고하고 세금 납부하고 있다”며 “그 외 구글코리아가 계약 주체가 아닌 사업들은 해당 법인에서 세금 신고를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넷플릭스 본사가 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해 있어 한국 콘텐츠에 대한 투자 및 제작비용을 본사가 부담하고 있다”며 “구독료 수입의 80% 이상이 본사로 전해지기 때문에 매출 총이익은 상대적으로 낮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애플이 아일랜드 조세 회피 의혹으로 유럽에서 수십조원대의 과징금을 부과 받음에 따라 국내에서도 빅테크 기업 제재 목소리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법인세율이 낮은(12.5%) 아일랜드에 자회사를 두고, 미국 외 전 세계 매출의 약 55%를 이 자회사로 편입해 세액을 크게 줄였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이에 따라 유럽연합(EU) 최고법원은 지난 10일 애플에 130억 유로(한화 약 19조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판결을 내렸다. 애플은 해당 판결이 이중과세라며 반발했으나 EU는 이 혜택이 경쟁을 왜곡하는 불법 지원이라고 판단했다.

전문가들과 정치권 역시 이 같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조세 회피 행태로 국내 기업들에 불평등이 발생하고 있다는 데 의견을 함께했으며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양대학교 파이낸스경영학과 강형구 교수는 “국내플랫폼 기업들은 국경 없는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는데 한국은 외국 초강력 플랫폼들에 몇천억씩 보조금을 주고 있는 형태”라며 “플랫폼은 국가적으로 중요한 인프라 사업인데 국내 기업들이 세금을 대규모로 내고 높은 수준의 규제를 모두 받게 되면 결국 글로벌 빅테크 플랫폼과의 경쟁이 불가능해진다”고 우려했다.

방송통신위원회 김태규 위원장 직무대행 역시 전날 국감에 참석해 강력한 규제와 신속한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직무대행은 “한국의 경우 과징금 상한이 2~3%인 반면 유럽에서는 10% 이상 부과하는 사례도 있다. 해외 기업을 제재할 적절한 수단이 없다”라며 “구글과 애플의 제재가 지연됨으로 인해 피해가 소비자들에게 전가되고 있다. 많은 국민이 사용하는 플랫폼인 만큼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투데이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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