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와 정보통신(IT) 기기 등 수출호조로 경상수지가 넉 달째 흑자를 나타냈다. 반도체 수출이 1년 전보다 38% 넘게 늘면서 경상흑자를 이끌었다. 다만 에너지류 수입이 늘면서 흑자 폭은 축소됐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국제수지’(잠정) 통계를 보면 지난 8월 경상수지는 66억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경상수지는 지난 4월 외국인 배당 증가 영향으로 적자(-2억9000만달러)를 기록한 뒤 5월(89억2000만달러)부터 4개월 연속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흑자 규모는 감소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125억6000만달러 흑자를 내면서 6년 9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는데, 7~8월에는 흑자 규모가 각각 89억7000만달러, 66억달러로 축소됐다.
경상수지란 국가 간 상품, 서비스의 수출입과 함께 자본, 노동 등 모든 경제적 거래를 합산한 통계다. 한 나라의 기초체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크게 상품수지, 서비스수지, 본원소득수지, 이전소득수지로 구성된다.
항목별로 보면 상품수지(수출-수입)가 65억9000만달러로 집계되면서 경상흑자를 이끌었다. 한 달 전(83억3000만달러)보다는 흑자 폭이 17억4000만달러 축소됐지만 1년 전(52억달러)과 비교하면 13억9000만달러 확대했다. 상품수지는 1년 10개월째 흑자다.
세부적으로 보면 수출은 1년 전보다 7.1% 증가한 574억5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수출은 작년 10월부터 11개월 연속 증가세다. 전체 수출의 20%를 차지하는 반도체 수출(통관 기준)이 전년 동월 대비 38.3% 급증했고, 정보통신(IT)기기는 44.0%, 석유제품은 0.6% 증가했다. 다만 승용차 수출(-3.6%)과 화공품(-4.4%) 등 일부 품목은 감소했다.
수입도 늘었지만 수출보다는 증가 폭이 작다. 지난 8월 수입은 원자재와 자본재, 소비재 수입이 2개월 연속 늘면서 1년 전보다 4.9% 증가했다. 품목별로 보면 귀금속·보석류(282.1%)와 수송장비(46.0%), 원유(30.1%), 반도체(18.7%), 반도체 제조장비(14.7%) 등의 증가 폭이 컸다. 화공품(-13.2%)과 석탄(-11.6%), 곡물(-8.4%) 등 일부 품목은 감소했다.
여행·운송·지적재산권 사용료 등의 거래를 포괄한 서비스수지는 12억3000만달러 적자를 냈다. 전월(-23억8000만달러)보다는 적자 폭이 11억5000만달러 축소됐다. 컨테이너선 운임 상승으로 운송수지 흑자 폭이 7월 1억1000만달러에서 8월 5억9000만달러로 확대됐지만, 여름철 해외여행 성수기가 도래하면서 여행수지(-14억2000만달러) 적자 규모가 1억6000만달러 확대된 영향이 컸다.
임금·배당·이자 흐름을 반영한 본원소득수지는 16억9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흑자 폭은 전월(31억5000만달러)보다 14억6000만달러 축소됐다. 증권투자에 대한 분기배당이 지급된 영향으로 배당소득수지(11억8000만달러) 흑자 폭이 전월(27억9000만달러)보다 작아진 데 따른 것이다.
이전소득수지는 4억6000만달러 적자를 냈다. 적자 폭은 전월(-1억3000만)보다 3억3000만달러 확대됐다. 1년 전(-1억2000만달러)보다도 3억4000만달러 크다. 이전소득수지는 거주자와 비거주자 사이에 대가 없이 주고받은 무상원조, 증여성 송금 등의 차이를 의미한다.
자본 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 순자산은 49억3000만달러 증가했다. 직접투자는 32억5000만달러 증가했다. 직접투자에서 내국인의 해외투자는 44억6000만달러, 외국인의 국내투자는 12억1000만달러 늘었다. 증권투자의 경우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86억4000만달러, 외국인의 국내투자는 26억2000만달러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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