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메뉴 바로가기 (상단) 본문 컨텐츠 바로가기 주요 메뉴 바로가기 (하단)

미래에서 온 한옥

엘르 조회수  

하늘에서 바라본 더한옥의 영월종택.

하늘에서 바라본 더한옥의 영월종택.

차창 밖으로 강산의 풍경이 쾌속으로 재생되다 어느 순간 속도가 잦아든다. 목적지인 영월에 도착한 것이다. 영월을 동서로 가른다는 서강에 다다르자 멀리 영험한 기운이 느껴지는 괴석이 보인다. 이 지역의 유명 석회기암인 선돌이다. 선돌이 우뚝 서고 서강이 휘돌아 나가는, 예사롭지 않은 절경. 과연 김삿갓의 고장답다. 방랑시인에게 이보다 더 좋은 배경이 있을까. 강을 건너고 구불구불 시골길을 달려 더한옥헤리티지하우스(이하 더한옥)에 도착하니 따뜻한 미소를 띤 전담 버틀러가 반긴다.

선돌정의 객실. 더한옥의 모든 객실은 충분한 공간감을 염두에 두고 지어졌다.

선돌정의 객실. 더한옥의 모든 객실은 충분한 공간감을 염두에 두고 지어졌다.

 차분한 컬러의 목재로 실내를 마감한 선돌정의 라운지.

차분한 컬러의 목재로 실내를 마감한 선돌정의 라운지.

깊이 있는 향과 부드러운 촉감의 편백나무로 만든 욕조.

깊이 있는 향과 부드러운 촉감의 편백나무로 만든 욕조.

더한옥은 1990년대에 IT 기업을 창업한 1세대 벤처 사업가인 조정일 대표가 10년 가량의 세월을 투자해 완성한 한옥 공간이다. “한옥은 운치 있지만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건축양식일까요? 그렇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알맞은 공법으로 현대 한옥을 제대로 만들어 그 매력을 증명해 보이고 싶었습니다. 훌륭한 전통 건축양식인 한옥이 미래지향적으로 재창조돼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죠.” 오랜 공부를 거쳐 자신이 직접 건축가로 나서고 18명의 장인들과 협업해 더한옥을 완공한 조정일 대표는 방음과 보온, 난방, 차음 등 한옥의 불편함으로 손꼽히던 요소들의 공법을 크게 개선했다. 나무를 연구하고 발품 팔아 터를 찾고 장인을 찾으며 일군 일이다. “더한옥을 짓기 위해 워싱턴 주에서 한옥 건축에 적합한 대목을 골라 들여온 뒤 저희가 직접 개발한 마이크로웨이브 기계로 6개월간 건조했습니다. 자연 건조하려면 10년이 걸리는 일이죠. 건조를 마친 나무는 이곳 영월에서 2~3년을 두고 환경에 적응하는지 지켜봤습니다.”그렇게 단단해진 나무는 대목장이 정으로 내리쳐도 깎이지 않고 도구가 튕겨 나오고, 여느 목재처럼 변형되거나 뒤틀리지 않는다. 바위처럼 강도가 높아진 나무는 기계를 사용해 수치화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밀 가공했다. “한옥이 소리에 취약하다지만 잘 건조된 나무로 집을 지으면 소음이 없습니다.” 나무를 제대로 건조하지 않고 목재 내 수분 함유량인 함수율이 높은 나무를 사용한 한옥들은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문화재를 복원할 때 승인되는 함수율 기준이 25%, 하지만 더한옥에 사용된 목재는 이들이 직접 개발한 마이크로웨이브 기계로 건조해 함수율을 15%까지 낮췄다. “대목장들이 목재뿐 아니라 이곳에 초석을 놓는 일부터 마지막 기와를 얹는 일까지 관리합니다. 그렇게 지은 한옥들이죠.”

더한옥 영월 종택의 전경.

더한옥 영월 종택의 전경.

버틀러의 안내에 따라 하룻밤 묵을 영월종택 별채로 향했다. 서강이 300°로 휘감아 흐르고 겹겹이 쌓인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안온하고 포근한 분위기가 감도는, 말 그대로 ‘배산임수’ 조건을 갖춘 부지 덕분에 근경과 중경, 원경이 한옥의 정석처럼 펼쳐진다. 산수화처럼 첩첩이 쌓인 산의 능선들이 원경, 병풍처럼 펼쳐지는 선돌 명승지가 중경, 소나무 숲과 한옥이 어우러진 자연이 근경으로 한눈에 들어온다. 더한옥은 이 땅에 자라던 귀한 소나무 군락을 중심으로 두 동의 영월종택과 선돌정이라는 이름의 단독 별채를 열었고, 현재 전통 한옥 양식으로 지은 호텔동 역시 준비 중이다.

더한옥에서는 한옥을 오감으로 경험할 수 있다.

더한옥에서는 한옥을 오감으로 경험할 수 있다.

선돌정 라운지의 다이닝 공간.

선돌정 라운지의 다이닝 공간.

여독을 풀기 위해 들어선 영월종택의 사랑채에선 나무가 주는 단아하고 우아한 힘이 느껴진다. 제일 먼저 활짝 열린 누마루에 올라 잠시 누워본다. 가만히 보니 기왓장의 색상이 모두 다르다. “기왓장을 구워내는 시간과 온도가 만들어낸 차이입니다.” 방을 정비해 준 버틀러의 말. 흔히 사용되는 검은색 기와와 달리 사계절 자연의 변화와 조화를 이루기 위해 굽는 시간과 온도에 차이를 둬 자연스러운 색상의 기와를 만든 것이다. 이토록 촘촘하게 디자인된 안온함에 몸과 마음을 맡기는 경험. 영월의 아름다운 산세와 물의 일렁임 그리고 소나무 숲 사이로 오가는 바람까지.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듯한 온전한 사색과 휴식이 이곳에 있었다.

엘르
content@www.newsbell.co.kr

댓글0

300

댓글0

[연예] 랭킹 뉴스

  • 홍명보가 이끄는 축구대표팀 A매치 명단에 캡틴 손흥민이 빠졌고 빈 자리에 들어간 이름 석자에 두 눈이 커진다
  • “술, 담배 모두 끊었다” 최근 불치병 투병 사실을 고백한 ‘국민불륜남’
  • '밤 티라미수'만 먹기엔 아쉽지! 제철 맞은 밤 디저트 카페 3 #가볼만한곳
  • [BIFF] 실험정신 가득한 미겔 고메스 감독 "영화는 현실과 픽션의 설계"
  • [맥스포토] 송중기·이희준·권해효·김종수, 부국제서 '보고타' 첫 공개
  • [BIFF] 송중기에게 '보고타'가 운명처럼 다가왔다

[연예] 공감 뉴스

  • [29th BIFF] 연상호 감독 “‘지옥’ 시즌2, 사상적 재난 맞이하는 인물들의 이야기”
  • "세상이 이선균을.." '나의 아저씨'에서 호흡 맞춘 배우 박호산이 뱉은 말: 여러 생각이 들다 갑자기 물음표가 떠오른다
  • [조이人]② 한지현 "'손보싫'→스핀오프, 부담감大…섹시함 고민도"
  • “악플만 8000개”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출연 이후 비난 폭격 맞은 출연자
  • [29th BIFF] ‘리볼버’, 다시 뜨겁게
  • 700억 들였는데…'흑백요리사'에 밀린 넷플릭스 대작

당신을 위한 인기글

  • 닭구이의 정수를 보여주는 숯불 닭갈비 맛집 BEST5
  • 손님의 이마에 ‘진실의 미간’을 만드는 중식 레스토랑 5곳
  • “줄까지 선다고?” 요즘 난리라는 이모카세 맛집 5곳
  • 한 입 베어 물자마자 행복이 밀려오는 스테이크 맛집 BEST5
  • [BIFF] 지창욱이 그려낼 ‘강남 비-사이드’ 새 얼굴은
  • [BIFF] 실험정신 가득한 미겔 고메스 감독 “영화는 현실과 픽션의 설계”
  • [BIFF] 송중기에게 ‘보고타’가 운명처럼 다가왔다
  • [맥스포토] 송중기·이희준·권해효·김종수, 부국제서 ‘보고타’ 첫 공개

함께 보면 좋은 뉴스

  • 1
    "유재석, 제네시스 팔았다" 포르쉐 살 수 밖에 없었던 이유

    차·테크 

  • 2
    불꽃축제 한 번에 한화가 쓰는 돈, 정말 어마어마하다

    뉴스 

  • 3
    '무관중' 8600만원 공연의 '극소수 관중'은 김건희 여사였고, 대통령실 입장을 듣고 나니 많은 생각이 든다

    뉴스 

  • 4
    서울특별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동부간선 지하도로 착공 환영"

    뉴스 

  • 5
    기아 PV5 스파이샷 포착, ‘승용 & 밴 모두 나온다’

    차·테크 

[연예] 인기 뉴스

  • 홍명보가 이끄는 축구대표팀 A매치 명단에 캡틴 손흥민이 빠졌고 빈 자리에 들어간 이름 석자에 두 눈이 커진다
  • “술, 담배 모두 끊었다” 최근 불치병 투병 사실을 고백한 ‘국민불륜남’
  • '밤 티라미수'만 먹기엔 아쉽지! 제철 맞은 밤 디저트 카페 3 #가볼만한곳
  • [BIFF] 실험정신 가득한 미겔 고메스 감독 "영화는 현실과 픽션의 설계"
  • [맥스포토] 송중기·이희준·권해효·김종수, 부국제서 '보고타' 첫 공개
  • [BIFF] 송중기에게 '보고타'가 운명처럼 다가왔다

지금 뜨는 뉴스

  • 1
    스텔란티스, 美 판매량 급락 ‘주가 반토막’

    차·테크 

  • 2
    캐딜락, 10월 프로모션 '최대 1500만원 할인'

    차·테크 

  • 3
    테스트 중인 새로운 하이브리드 플래그십 2026 쉐보레 콜벳 조라(Corvette Zora)' 스파이샷

    차·테크 

  • 4
    삼성전자, 고성능 AI PC용 SSD PM9E1 양산

    차·테크 

  • 5
    RUCKUS, 현대화된 네트워크 인프라를 통한 엣지 AI 구동

    차·테크 

[연예] 추천 뉴스

  • [29th BIFF] 연상호 감독 “‘지옥’ 시즌2, 사상적 재난 맞이하는 인물들의 이야기”
  • "세상이 이선균을.." '나의 아저씨'에서 호흡 맞춘 배우 박호산이 뱉은 말: 여러 생각이 들다 갑자기 물음표가 떠오른다
  • [조이人]② 한지현 "'손보싫'→스핀오프, 부담감大…섹시함 고민도"
  • “악플만 8000개”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출연 이후 비난 폭격 맞은 출연자
  • [29th BIFF] ‘리볼버’, 다시 뜨겁게
  • 700억 들였는데…'흑백요리사'에 밀린 넷플릭스 대작

당신을 위한 인기글

  • 닭구이의 정수를 보여주는 숯불 닭갈비 맛집 BEST5
  • 손님의 이마에 ‘진실의 미간’을 만드는 중식 레스토랑 5곳
  • “줄까지 선다고?” 요즘 난리라는 이모카세 맛집 5곳
  • 한 입 베어 물자마자 행복이 밀려오는 스테이크 맛집 BEST5
  • [BIFF] 지창욱이 그려낼 ‘강남 비-사이드’ 새 얼굴은
  • [BIFF] 실험정신 가득한 미겔 고메스 감독 “영화는 현실과 픽션의 설계”
  • [BIFF] 송중기에게 ‘보고타’가 운명처럼 다가왔다
  • [맥스포토] 송중기·이희준·권해효·김종수, 부국제서 ‘보고타’ 첫 공개

추천 뉴스

  • 1
    "유재석, 제네시스 팔았다" 포르쉐 살 수 밖에 없었던 이유

    차·테크 

  • 2
    불꽃축제 한 번에 한화가 쓰는 돈, 정말 어마어마하다

    뉴스 

  • 3
    '무관중' 8600만원 공연의 '극소수 관중'은 김건희 여사였고, 대통령실 입장을 듣고 나니 많은 생각이 든다

    뉴스 

  • 4
    서울특별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동부간선 지하도로 착공 환영"

    뉴스 

  • 5
    기아 PV5 스파이샷 포착, ‘승용 & 밴 모두 나온다’

    차·테크 

지금 뜨는 뉴스

  • 1
    스텔란티스, 美 판매량 급락 ‘주가 반토막’

    차·테크 

  • 2
    캐딜락, 10월 프로모션 '최대 1500만원 할인'

    차·테크 

  • 3
    테스트 중인 새로운 하이브리드 플래그십 2026 쉐보레 콜벳 조라(Corvette Zora)' 스파이샷

    차·테크 

  • 4
    삼성전자, 고성능 AI PC용 SSD PM9E1 양산

    차·테크 

  • 5
    RUCKUS, 현대화된 네트워크 인프라를 통한 엣지 AI 구동

    차·테크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