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경제(고베) 우소연 특파원] 일본 자동차 업계가 전기차(EV) 시장에서 뒤처져 있던 가운데, 최근 시장 둔화로 인해 전략 재정비의 기회를 얻게 되었다.
4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하이브리드차(HV) 분야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던 일본 업체들은 각국의 전기차 우대 정책으로 인한 급속한 보급에 대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업계 전문가들은 중장기적으로 전기차가 자동차 시장의 주류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자동차 산업 분석가는 “배터리의 저비용화와 기술 혁신이 가속화되면서, 전기차의 대중화는 불가피한 추세”라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업체들이 중국의 강세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가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세계 최대 자동차 제조업체 중 하나인 도요타는 최근 2026년 전기차 세계 생산 계획을 약 100만 대로 조정했다.
이는 이전에 발표한 연간 150만 대 판매 목표에서 약 30% 축소된 수치다. 도요타는 생산 축소를 결정한 반면 중국의 BYD는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BYD의 올해 상반기 전기차 판매량은 72만 대로,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했다. 반면, 미국의 테슬라는 같은 기간 83만 대를 판매했지만, 7% 감소세를 보였다.
BYD의 경쟁력은 저비용 배터리 기술에서 비롯된다. 전기차 가격의 약 30%를 배터리가 차지하는 상황에서, BYD는 고가의 니켈을 사용하지 않는 인산철 리튬 이온(LFP) 배터리를 자체 생산하며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BYD가 세계 차량용 배터리 시장에서 약 16.5%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중국의 CATL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BYD의 배터리는 자사 차량뿐만 아니라 다른 제조사의 차량에도 공급되고 있으며, 도요타도 중국 시장용 전기차 모델에 BYD의 배터리를 채택하고 있다.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경쟁력 있는 배터리 공급망 구축을 시급한 과제로 인식하고 있다.
닛산 자동차의 히라이 전무는 “LFP 배터리를 중국에 의존하지 않고 일본에서 생산할 계획”이라며, “중국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 중”이라고 밝혔다.
닛산은 약 1533억 엔을 투자해 규슈에 LFP 배터리 생산 공장을 신설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2028년까지 경형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제조 비용을 30% 절감하여 해외 경쟁사들과 대등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도요타 역시 LFP 배터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2026~2027년까지 독자적인 배터리 구조를 통해 비용을 40% 절감한 배터리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또한 도요타는 배터리 자회사 재편을 통해 내부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도요타의 아키오 회장은 최근 “도요타가 배터리를 포함한 모든 핵심 기술과 부품을 내제화하겠다”고 선언하며 사업 강화 의지를 표명했다.
하이브리드차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도요타와 혼다는 전기차 시장에서는 각각 22위와 30위에 그쳤다.
그러나 영국의 한 시장조사 기관은 “전기차의 세계 판매량이 2030년까지 2023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한 약 340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자동차 업계는 현재의 시장 둔화를 기회로 삼아 경쟁력 있는 배터리 기술과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이 주요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전문가는 “배터리 기술 혁신과 내제화 능력이 향후 전기차 시장에서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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