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포털 다음의 새로운 언론사 입점 심사 기준을 발표했다. 정량적 요건만 갖추면 제휴가 가능하도록 해 제휴 진입장벽이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성평가가 사라지면서 자의적 심사 논란은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만 언론보도 내용을 평가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저널리즘 측면을 감시하기 어려운 딜레마가 남았다.
카카오는 4일 보도자료를 내고 별도의 심사위원회를 운영하지 않고 카카오가 자체적으로 ‘100% 정량평가’로 심사하는 새로운 심사 기준을 공개했다.
심사는 우선 지역, 테크, 생활경제 등 전문 분야별로 신청을 받고 공신력을 갖춘 언론·기자 단체 소속인지 확인하는 절차를 거친다. 이후 자체 기사 및 전문 분야 기사 생산비율이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지 확인한다. 단체 소속을 확인하는 이유에 관해 카카오는 “단체 회원사로서 정관 및 윤리조항 등을 성실히 준수하는지 파악하기 위함”이라고 했다.
카카오는 심사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절차를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는 입장이다. 평가방식, 절차, 결과, 활용 기술 등을 공개하고 이의신청 및 재심절차도 진행한다. 카카오는 새로운 심사 기준을 오는 11월 중 시행할 계획이다. 통과 매체는 2025년 1분기부터 다음 뉴스에 입점하게 된다.
해당 기준에 미달될 경우 퇴출 등 제재도 할 전망이다. 카카오는 “해당 항목들의 준수 여부와 언론윤리 및 청소년 보호 위배 여부를 지속적으로 점검해 제재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새 심사 기준이 적용되면 포털 다음 제휴 매체가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공동으로 마련한 심사기구인 포털 뉴스제휴평가위원회 운영 8년 간 콘텐츠제휴(CP) 합격 매체는 10곳이 되지 않는다. 반면 정량평가로 대체할 경우엔 기준을 요건하는 매체가 대거 신규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와 달리 검색제휴와 콘텐츠제휴 등 단계를 구분하지 않고 요건만 갖추면 콘텐츠제휴 매체가 되는 점도 진입 장벽을 낮추는 요인이 될 전망이다.
카카오는 새 심사 기준을 설명하며 과거 포털 뉴스제휴평가위원회의 한계로 지목 받은 문제를 개선하려는 측면을 강조했다. 뉴스제휴평가위 심사의 경우 △과도한 정성평가 △지나치게 엄격한 콘텐츠제휴 심사 요건 △불투명한 절차 △이의제기 절차 부족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포털의 개별 제휴 심사가 재개되면 뉴스제휴평가위 설립 이전으로 회귀하는 측면도 있지만 심사 관련 정보를 공개하고 진입장벽을 낮춘다는 점에선 차이가 있다. 언론계와 정치권 등의 반발을 줄이려 한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당초 네이버와 카카오는 자체적으로 진입과 퇴출 심사를 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공동의 독립 심사기구인 뉴스제휴평가위를 구성해 운영해왔다. 2015년 5월 뉴스제휴평가위 설립 설명회 자리에서 임선영 카카오 미디어콘텐츠팀장은 “포털이 사회적인 책임을 다할 수 있을지 고민한 결과”라며 “미디어 콘텐츠를 유통하고 책임을 다하는 과정에서 우리의 힘만으로는 부족해 기사를 만드는 언론사와 판단할 주체들의 도움을 구한다”고 설명했다.
2015년 이전 양대 포털이 자체적으로 뉴스제휴를 심사하면서 유력 언론이 어뷰징(동일기사 반복전송) 등 제휴 규정을 위반해도 제대로 제재하지 못하거나 자의적인 기준으로 입점 제휴를 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따라서 양대 포털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별도 독립기구를 설립했지만 심사방식에 대한 비판이 잇따랐고 지난해 심사 방식을 개선하는 2.0 개편이 추진됐지만 정치권의 압박으로 뉴스제휴평가위 운영이 잠정 중단됐다.
△ 포털 뉴스제휴평가위원회 : 네이버와 카카오(다음)가 직접 실시해오던 언론사 제휴 심사를 공개형으로 전환하겠다며 공동 설립한 독립 심사기구. 심사 공정성 논란에 시달린 포털이 심사 권한을 외부에 넘기면서 논란을 피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언론사 단체 중심으로 구성돼 초기부터 비판을 받았다. 출범 과정에서 시민단체, 변호사 단체 등을 포함해 외연을 확장하기도 했다.
△ 검색제휴, 콘텐츠제휴(CP) : 포털 뉴스 제휴방식. 검색제휴는 포털이 전재료를 지급하지 않고 검색 결과에만 노출되는 낮은 단계의 제휴로 비교적 진입장벽이 낮다. 콘텐츠제휴는 포털이 언론사의 기사를 구매하는 개념으로 금전적 대가를 제공하는 최상위 제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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