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악고등학교와 국립전통예술중·고등학교 학생들이 해외공연에 참여하기 위해 1회 최대 380만 원의 비용을 자부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학교 공교육 현장에서 학생들이 고액의 부담을 져야 교육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실정이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이기헌(더불어민주당, 경기 고양시병) 의원이 국립국악고교와 국립전통예술중고교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이들 학교가 2022년부터 2024년 8월 현재까지 진행된 해외공연에서 학생이 자부담한 비용은 1인당 평균 200만 원대 후반이었다. 1회 평균 국립국악고 학생은 284만3660원, 국립전통예술중고교 학생은 257만4481원을 치르고 있었다.
특히 국립국악고가 진행한 지난해와 2022년 미국·캐나다 공연에선 학생 한 명당 380만원의 금액을 지불했는데 이는 총 비용 가운데 65~73%을 학생에게 지운 결과다. 지난해 진행된 대만 공연에선 자부담 비율이 100%였다.
국립전통예술중·고교의 경우 지난해 미국 공연 당시 총 비용의 62%에 해당하는 368만6210원을 학생 1명이 자부담해 이뤄졌다. 올해 미국 공연에서도 학생이 비용 62%를 자부담해 298만6520원을 지불했다.
고가의 해외공연 참가비를 부담할 수 없는 학생들은 공연을 포기하게 된다. 이기헌 의원실은 실제 지난해 국립국악고교의 대만 공연 당시 2명의 학생이 비용 부담을 이유로 참가를 포기했다고 했다. 국립전통예술중·고교에선 지난해 일본 공연에서 3명이, 2022년 이탈리아 공연 당시 2명이 비용 부담을 이유로 참가를 포기했다. 공교육 현장에서 집안 경제력에 따라 공연 기회에 차등이 생긴다는 지적이다.
반면 교사들은 ‘공무 출장’을 적용받아 같은 프로그램에 전액 지원을 받는다.
이기헌 의원실은 이 같은 상황의 배경엔 턱없이 부족한 해외공연 예산이 있다고 했다. 이기헌 의원실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9년간 국립국악고교 해외공연 편성 예산을 보면 예산은 연평균 1억 3000만 원으로, 9년째 동결되거나 오히려 감액됐다. 국립전통예술중·고교 예산은 9년 전에 비해 증액돼왔지만 올해 예산이 총 2억 9000만원으로, 한 학교 별로 보면 국립국악고교보다 적다.
이기헌 의원은 “예술 교육엔 공연 경험이 필수임에도 학생의 경제 여건에 따라 기회가 제한되는 것은 인재 육성에 치명적”이라며 “문체부는 비용 부담으로 공연을 포기하는 학생이 없도록 관련 예산 확충에 신경써야 한다”고 밝혔다.
국립국악고교와 국립전통예술중·고교는 국립 특수목적 고등학교로 문체부 소관 기관이다. 국립국악고교는 서울 강남구 개포동에, 국립전통예술중고교는 서울 금천구 시흥동에 위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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