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은 세계로부터 관심을 받는 주요 콘텐츠다. 하지만 한국 게임 산업계를 이끌고 만들어갔던 게임들의 다양한 이야기는 대중에게 조금씩 잊히는 분위기다. 게임실록에서는 한국의 다양한 게임과 자주 접하지만 명확하게 알기 어려웠던 게임 상식, 역사, 사건사고 등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해를 거듭할수록 모바일 게임은 생존이 어려워지는 모양새다. 특히 우리나라 게임은 중국 게임에 밀리는 모습을 보인다. 이런 가운데 10년 동안 한국을 포함해 아시아, 북미, 유럽 등 글로벌 전역에서 꾸준한 사랑받고 있는 모바일 게임이 있다. 컴투스의 ‘서머너즈 워’다.
서머너즈 워는 컴투스가 2014년 출시한 게임이다. 1600여종이 넘는 캐릭터를 수집하고 이들 캐릭터를 전략적으로 활용해 전투를 벌인다.
서머너즈 워는 출시 직후 많은 이용자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한국에서는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을 선호하지 않는 이용자가 유입됐다. 쫓기듯 게임을 하지 않고 한 차례씩 공방을 주고 받는 턴제 방식 전투와 필수 캐릭터 보유 여부가 크게 작용하지 않는다는 점이 이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은 배경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낮은 사양의 스마트폰으로도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또 싱글플레이가 가능한 다양한 시스템간 대전(PVE), 다른 이용자와 덱 전투를 벌일 수 있는 이용자간 대전(PVP)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호응도가 높았다.
서머너즈 워는 출시 3년 만인 2017년 3월 국내 모바일 게임 최초로 누적 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 이후 수많은 경쟁사가 다양한 모바일 기반의 수집 전략 RPG를 출시했으나 서머너즈 워의 인기는 식지 않았다.
올해 10주년을 맞은 서머너즈 워는 한국과 북미, 프랑스, 독일, 싱가포르, 태국, 말레이시아 등 글로벌 주요 앱마켓에서 50위권 매출 순위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누적 매출액은 4조원을 돌파했다. 누적 다운로드는 2억2000만건, 95개 지역 게임 매출 1위, 164개 지역 RPG 부문 매출 1위 등을 기록하고 있다.
컴투스는 서머너즈 워 성공에 힘입어 글로벌 전역에서 영향력을 강화했다. 그 결과 국내 최초로 모바일 e스포츠 리그를 개최하기도 했다. 컴투스는 2017년 8월부터 현재까지 ‘서머너즈 워 월드 아레나 챔피언십(SWC)’를 주최하고 있다. SWC는 매년 전세계에서 수십만명의 서머너즈 워 이용자들이 참가해 최후의 승자를 가리는 이스포츠 대회다.
당시 e스포츠는 PC온라인 기반의 팀 대회가 대부분이었다. 이 가운데 모바일 게임 기반의 개인전 대회인 SWC의 등장은 글로벌 게임 시장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SWC는 아시아퍼시픽, 아메리카, 유럽 등 3개 주요 지역에서 예선을 치르고 각 지역 대표 선수를 선정해 지역컵을 전개한다. 이후 지역컵에서 승리한 최종 우승자들이 월드 파이널에 진출할 자격을 얻게 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SWC는 개막 첫 해부터 이용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2017년 서울에서 열린 ‘서머너즈 워 월드 아레나 인비테이셔널’에는 1000여명의 이용자들이 모였고 미국 뉴저지에서 열린 ‘모바일 마스터즈 인비테이셔널’은 트위치 시청자수 3만5000명 이상을 기록했다. 프랑스 파리에서 열렸던 월드 파이널 현장에는 1000여명의 관중이 모였고 공식 e스포츠 채널 생중계 시청자수는 7만명을 돌파했다.
2019년에는 대회 결승전인 월드 파이널 경기 종료 후 온라인을 통해 만 하루 동안 약 200만명이 시청했다. 이는 SWC 역사상 최다 누적 시청자 수를 기록한 경기로 이름을 올렸다.
컴투스는 SWC를 단순 e스포츠를 넘어 글로벌 게임 이용자들을 위한 축제로 운영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서머너즈 워를 플레이하지 않는 이용자들도 관심을 갖고 게임에 진입할 수 있도록 해 이용자층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서머너즈 워로 글로벌 전역에서 인지도와 성장동력을 확보한 컴투스는 이번엔 지식재산권(IP) 확장을 시작했다.
컴투스는 서머너즈 워 세계관을 공유하는 신작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2021년에는 실시간 대전 장르의 모바일 게임 ‘서머너즈 워:백년전쟁’, 2022년에는 MMORPG 신작 ‘서머너즈 워:크로니클’을 출시했다.
서머너즈 워 IP를 활용한 콘텐츠 제작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컴투스는 2017년 미국 스카이바운드엔터테인먼트와 서머너즈 워 유니버스 바이블을 제작하고 이를 기반으로 하는 코믹스, 라이트노벨, 애니메이션 등을 제작했다. 또 애니메이션 ‘프렌즈 앤 라이벌’은 2019년 미국 필름퀘스트 어워드 최고 단편 애니메이션 부문에 노미네이션됐다. 일본에서는 웹툰이 인기 순위 상위권에 오르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을 받는데 성공했다.
글로벌 게임 시장 전체를 놓고 봐도 서머너즈 워만큼 오랫동안 사랑받은 글로벌 IP는 찾아보기 어렵다. 특히 올해 10주년을 맞아 진행한 유명 애니메이션 콜라보레이션은 글로벌 전역에서 인기를 재확인한 기회였다.
콜라보레이션 업데이트 당일 서머너즈 워는 미국, 캐나다 등 10여개국 주요 지역 애플 앱스토어 전체 게임 매출 순위 톱10에 진입했다. 프랑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는 매출 9위를 기록했다. 신규 및 복귀 이용자도 업데이트 전일 대비 각각 170%, 180% 증가했다. 특히 일본에서는 신규 및 복귀 이용자가 업데이트 전일 대비 각각 1420%, 440% 올랐다.
컴투스는 서머너즈 워 영향력 키우기에 더욱 집중할 계획이다. 서머너즈 워 IP를 활용한 신작 ‘서머너즈 워:레기온’, ‘레전드 서머너’ 등을 개발해 글로벌 출시한다. 서머너즈 워 IP를 활용한 웹툰, 웹소설을 꾸준히 제작하고 연재한다. SWC는 해마다 새로운 룰을 도입하거나 개편하며 선수와 게임 이용자 모두 즐길 수 있는 축제를 구상한다는 방침이다.
컴투스 관계자는 “향후에도 높은 퀄리티의 새로운 콘텐츠를 추가하고 이용자와 긴밀하게 소통하겠다”며 “한국 모바일 게임 희망을 넘어 글로벌 모바일 게임의 희망이 될 수 있도록 서머너즈 워를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송가영 기자 sgy0116@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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