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도 사람이다.
26일 방송된 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서는 정형돈이 20년 동안 자신을 괴롭힌 불안장애에 대한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절친 박성광이 “난 요새 삶에 만족하고 있다. 형은?”이라고 먼저 물었고, 정형돈은 초점 잃은 눈빛으로 “불만족이지. 삶이 재미없어”라고 답했다.
1995년 17세에 사회생활을 시작한 정형돈은 “생각해 보니 진짜 내가 정말 원해서 해본 것이 없는 것 같다. 개그도 짧게 한 것 같고..”라며 복잡한 마음을 내비쳤다.
바람에 떠밀려가는 돛단배처럼 살았다는 정형돈. 불안 장애로 중간에 휴식기를 가졌음에도 “오롯이 재충전하는 시간은 또 아니고, 내 생각을 못했다”라고 말했는데. 그는 “가만히 있을 때도 뇌가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한다”라며 컨디션이 계속 좋지 않았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정형돈은 여러 가지 이유로 불안 장애를 겪게 됐다고 밝혔다. “후드티를 입고 길을 가고 있었다. 약속 시간이 늦어서 급하게 뛰어가고 있는데, 나를 알아본 시민이 뒤에서 후드 모자와 머리끄덩이를 잡아서 당겼다. 남포동 거리였는데, 그대로 길바닥에 쿵 떨어졌다”라고 말해 충격을 안겼는데.
여기서 끝이 아니다. 정형돈은 “돌이 안 지났을 때, 아기 안고 지인 결혼식에 갔는데 모르는 어떤 아주머니가 ‘어머, 형돈 씨’ 하면서 아기를 무작정 뺏어서 안아서 가는 거다”라고 황당했던 일화를 털어놓기도. 정형돈은 “생각해 보면 앞뒤로 이렇게 (위험한) 그런 일들이 쌓였던 것 같다”라며 불안 장애를 겪게 된 이유를 전했다.
그러면서 정형돈은 “방송인으로서 딱 한 번 겪는 전성기에 고꾸라졌고 한동안 자책도 많이 했다. 다른 분들은 다 잘 이겨내는 왜 나는 나약하게 태어났나”라며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했는데. 정형돈의 고민을 들은 오은영 박사는 “불안은 어떤 상황에서 만드는 게 아니라, 느끼는 것”이라며 “불안도 책임감에서 온 것이다. 현재의 삶에 최선을 다하는 거라고 본다. 불안을 불안으로 표현해야 한다. 잘 해내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라며 조언했다.
배민지 에디터 / minji.bae@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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