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도심에서 배달 오토바이를 들이받아 2명의 사상자를 낸 마세라티 운전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지난 26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상 혐의를 받는 30대 A씨를 긴급체포해 호송했다고 밝혔다. 사고 당시 A씨 차량에 동승했던 B씨도 범인도피 혐의로 긴급체포됐다. 이들의 도주를 도운 C씨 역시 범인은닉도피 혐의로 입건됐다.
A씨는 지난 24일 오전 3시 11분께 광주 서구 화정동의 한 도로에서 서울 소재 법인 명의의 마세라티를 몰던 중 앞서가던 배달 오토바이를 들이받아 1명을 숨지게 했다. 오토바이는 사고 직후 150여m 튕겨 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지인 C씨가 운전하던 벤츠를 쫓아가다가 사고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사고 발생 10분 전까지 서구 상무지구 일대에서 C씨 등과 술을 마신 정황도 드러났다. A씨가 음주 후 운전대를 잡은 모습은 인근 폐쇄회로(CC)TV 영상에서도 확인됐다.
사고 당시 A씨가 몰던 마세라티에는 브레이크 등이 들어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오토바이를 들이받은 뒤 구조 조치를 하지 않고 동승자 B씨와 함께 그대로 도망쳤다. 이후 차량을 사고 지점으로부터 약 500m 떨어진 곳에 주차한 뒤 지인 C씨의 벤츠 차량을 타고 도주했다.
숨진 오토바이 탑승자는 운전자(23)의 여자친구(28)로 알려졌다. 운전자는 현재 중상을 입은 상태로 병원에 입원 중이다.
연인 사이였던 이들은 배달 대행 일을 마친 뒤 귀가하던 중 변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마세라티와 벤츠 두 차량 모두 각기 다른 법인 소유 차량으로 대포차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A씨를 타지역으로 데려다준 C씨의 진술을 확보해 A씨의 출국 금지를 신청한 뒤 광주청 형사기동대 30여 명을 투입해 추적에 나섰다.
A씨는 C씨의 벤츠를 타고 달아난 이날 오후 9시 50분께 서울 한 지하철역 인근에서 검거됐다.
조사 결과, A씨는 대전을 거쳐 인천국제공항과 경기도 등지에서 사용한 대포폰까지 버리고 도주 행각을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C씨의 도움을 받아 외국행 비행기를 예매했다가 취소한 정황도 포착됐다.
경찰은 A씨와 동승자 B씨를 경찰서로 압송해 범행 경위 등을 파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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