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자회사인 글로벌이앤비(GLOBAL E&B)가 주최한 제68회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본선에서 참가자들에게 딥페이크와 관련한 질문이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주최 측이 딥페이크 성범죄로 상처받은 피해자들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쏟아지는 상황이다.
26일 X(옛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지난 24일 열린 ‘2024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서 참가자들에게 “딥페이크 영상 속 내가 더 매력적이라면, 진짜 나와의 갭은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이 담긴 행사 장면이 공유됐다.
이를 두고 SNS 이용자들은 딥페이크 성범죄 심각성이 대두되는 현 시국과 맞지 않는 부적절한 질문이라며 주최 측을 향한 거센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딥페이크 성착취물이 폭증하면서 SNS에 얼굴 사진을 내리는 여성들이 증가하고, 6000여 명의 시민들이 딥페이크 성범죄 근절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정부와 국회가 대책을 마련하는 와중에 여성들에게 딥페이크 영상과의 ‘매력 대결’을 묻는 게 타당하냐는 취지다.
미스코리아 대회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도 “딥페이크 관련 피해자가 얼마나 많은지 알고 있느냐”, “상처받고 고통받은 피해자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발언”, “참가자들은 이런 성희롱을 듣고도 웃으며 수긍해야만 하는 상황” 등 수백 건의 항의성 댓글이 달렸다.
이번 미스코리아 대회는 참가자 인기투표에 유료 결제 시스템을 도입해 이미 한 차례 논란이 된 바 있다. 주최 측은 지난 6일부터 20일까지 미스코리아 본선 참가자 24인을 대상으로 인기투표를 실시하며 “매일 5장의 무료 투표권이 주어지며 100장의 유료 투표권을 구입할 수 있다”고 투표자들에게 안내했다. 유료 투표권 1장은 1000원, 100장은 10만 원으로 원하는 참가자의 투표수를 높이기 위해 인당 최대 150만 원의 유료 투표권을 구매할 수 있는 셈이다.
주최사인 글로벌이앤비는 논란이 커지자 이날 인스타그램에 사과문을 올리고 딥페이크와 관련한 질문에 대해 “디지털 기술로 만들어낸 모습과 실제 자신의 모습과의 차이에 대한 생각을 묻는 말이었다”며 “다만 딥페이크를 이용한 불법 영상물에 대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딥페이크 단어 자체를 사용한 것은 주최 측의 분명한 잘못”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스코리아 참가자들을 포함해, 이로 인해 불편을 느끼셨을 모든 분께 깊이 사과드린다”며 “앞으로도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운영에 있어서 더 많은 분의 생각과 이야기를 듣고 배려토록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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