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게릭병(근위축성측삭경화증) 환자이자 다른 환자와 가족을 위해 루게릭요양병원 설립을 추진해 온 박승일 승일희망재단 공동대표가 23년간의 긴 투병 끝에 25일 향년 53세로 별세했다.
박 공동대표는 연세대학교와 기아자동차 농구선수로 활동했으며 이후 미국 유학을 마치고 2002년 현대모비스 최연소 프로농구 코치로 선임됐다.
그러나 같은 해 루게릭병 확진을 받으며 23년간 병과 싸워왔다.
투병 중에도 그는 강한 의지를 바탕으로 자신과 같은 루게릭병 환자들과 가족들의 어려움을 덜기 위한 루게릭요양병원 건립의 꿈을 꾸며 이를 실현해나갔다.
루게릭병 확진 직후 그는 환자들이 겪는 힘든 투병 환경을 목격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루게릭요양병원 건립을 목표로 삼았다.
박 대표는 힘겨운 투병 생활 중에도 각종 언론 및 방송을 통해 이 목표를 알렸고 안구 마우스를 사용해 ‘눈으로 희망을 쓰다’라는 저서를 출간하며 자신의 뜻을 널리 전파했다.
2011년 박 대표는 가수 션과 함께 비영리재단인 승일희망재단을 설립했다.
이후 ‘아이스버킷 챌린지’ 등 다양한 모금 활동을 통해 루게릭병 환자들을 위한 지원을 이어갔다. 2023년 12월에는 그가 염원해 온 루게릭요양병원 착공이 이루어졌으며 병원은 오는 12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박 대표의 오랜 친구이자 재단 설립을 함께한 션은 최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루게릭 환자들은 보통 5년을 바라보지만 박 대표는 22년을 버텨줬다. 병원이 완공되면 그가 얼마나 기뻐할지 감정이 벅차오른다”며 그의 투병과 헌신에 대한 존경을 표했다.
2002년 그는 방송에서 “남은 시간이 얼마인지 모르지만 그 시간을 무의미하게 보내고 싶지 않다. 나의 시간을 루게릭병 환자를 위해 쓰고 싶다”라고 밝힌 바 있다.
승일희망재단은 “박 대표는 자신의 신념을 지키며 살았고 이제는 모든 삶의 무게를 내려놓고 천국에서 평온하게 안식하시길 기원한다”고 전했다.
박 대표의 장례식은 기독교식으로 진행되며 장지는 용인공원이다. 발인은 오는 27일에 치러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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